여자 컬링, 관중도 한일전 드라마 '일등공신'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2.23 23: 07

관중들의 성숙한 응원도 한일전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김은정 스킵(주장)을 필두로 김경애(서드), 김선영(세컨드), 김영미(리드), 김초희(후보)로 구성된 여자 컬링은 23일 오후 8시 5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4인조 4강 플레이오프 일본과의 경기에 연장접전 끝에 8-7로 승리했다. 
이로써 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남녀 컬링 종목을 통틀어 역대 아시아 최고 성적을 확보했다. 유럽 및 북미 국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올림픽 컬링에서 아시아 국가가 결승전에 오른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강릉컬링센터는 4개의 빙판 구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 구장을 컬링에서는 시트라고 부른다. 이 시트의 규격은 세로 45m, 가로 5m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 23일 일본을 상대로 A시트에서 경기를 펼쳤다. A시트는 D시트와 마찬가지로 양쪽에 배치돼 있어 관중석에 가깝다. 관중들의 움직이나 응원소리가 B나 C에 비해 더 잘 들린다. 따라서 관중들의 응원소리가 경기에 방해될 수 있다. 분명 다른 스포츠와 달리 집중력이 가장 중요한 컬링의 경우 응원 방법도 중요하다. 집중력을 요구하는 골프의 경우에도 티샷을 비롯해 샷을 하는 순간에는 모든 갤러리들이 조용해 진다.
이번 대회서 관중이 많아진 것은 고무적이지만 대표팀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관중이 있는 곳에서 대회를 한 경우는 드물었다. 캐나다에서 열린 대회에서도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처럼 큰 소리가 나온 기억은 없다. 따라서 경험하지 못한 곳에서 경기를 펼치다 보니 부담스러운 경우도 생겼다.
선수들이 투구를 하는 상황에서 이름을 부르거나 소리를 외친다. 관중들은 응원이라고 생각하지만 선수들에게는 방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실제 여자 컬링 대표팀은 관중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 순간인 스톤을 놓을 때 만큼은 조용히 지켜봐달라는 것이다.
일본과 4강전서는 관중들의 응원방법이 달려졌다. 컬링 경기에 맞는 방법으로 변했다.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는 열광적인 '대한민국'을 외치고 투구를 하는 순간에는 정적이 흐를 정도였다.
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도 관중들의 응원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반석 MBC 해설위원이 "관중 정말 매너 좋다. 한국을 응원하다가도 샷 준비에 나서면 조용히 해준다. 컬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컬링은 이번 대회서 가장 인기있는 종목이다. 동계올림픽의 꽃이라고 불리는 아이스하키 보다 인기가 훨씬 높다. 또 TV 중계도 집중됐다. 하지만 대회 초반만 하더라도 불필요한 응원 때문에 선수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번 대회 유일한 패배였던 일본전은 선수들이 인터뷰를 하지 않을 정도로 집중했던 경기. 따라서 승리를 위해서는 선수들과 함께 관중들의 역할도 중요했다. 그러나 대회가 거듭되면서 익힌 컬링 매너를 통해 관중들도 한일전 승리에 동참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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