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만 뛰었지만, 강렬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29·삼성)가 대표팀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국은 23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농구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홍콩을 상대로 93-72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기대를 모았던 부분 라틀리프의 합류다. 2012년 대학졸업 후 울산 현대 모비스에 입단해 KBL 무대를 밟은 라틀리프는 6년 연속 꾸준히 한국 무대를 지켜왔다. 지난 2016년 12월 18일부터 2018년 1월 27일까지 59경기 연속 더블더블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고, 역대 8번째 3000리바운드를 달성해 KBL을 대표하는 센터로 자리매김해왔다.
지난해 특별 귀화를 추진했던 그는 지난달 22일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 면접 심사를 통과한 라틀리프는 체육분야 우수 인재 자격으로 특별 귀화 절차를 마쳐 대한민국 국적을 갖게 됐다. 이름도 '라건아'로 개명 신청했다.
대표팀 허재 감독도 홍콩전 포인트에 대해서 "라틀리프가 들어온 만큼 오세근, 최부경, 김종규 등 기존 선수와 호흡에 중점을 둘 생각"이라며 라틀리프는 '키맨'으로 보기도 했다.
"2018년에는 국가 대표로 경기를 잘 치르고 싶다. 코트 안과 밖에서 국가대표로 역할을 하고 싶다. 한국은 슛도 좋고 어린 선수가 많다. 수비와 포스트 아래에서 내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던 라틀리프는 태극마크 데뷔전인 홍콩전에서 자신을 향한 기대가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시작부터 좋았다. 라틀리프는 1쿼터 한국의 첫 골을 성공시키는 등 8득점 2리바운드로 기분 좋게 출발한 태극마트 첫 쿼터를 마쳤다. 2쿼터에는 7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골밑은 든든하게 지켰다. 이날 라틀리프트는 전반만 뛰며 15분 18초 동안 코트를 누볐고, 13득점 9리바운드로 경기를 마쳤다.
오랜 시간 한국에서 뛰었던 만큼 선수 사이에서도 잘 녹아든 모습을 보여줬다. 이정현의 패스 미스가 나오자 미소를 지으며 격려했고, 후반에는 벤치에서 박수를 치며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약체 홍콩을 만나면서 많은 시간 뛰지는 않았지만, 라틀리프가 잠깐 보여준 모습은 앞으로 대표팀의 경기를 한껏 안게 하기에 충분했다. / bellstop@osen.co.kr
[사진] 잠실실내체=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