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돈 없는 '주간아이돌'을 상상할 수 있을까. 정형돈이 약 7년만에 '주간아이돌'을 떠나게 됐다.
지난 22일 MBC에브리원 측은 "'주간아이돌'은 봄 개편을 맞아 프로그램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다”며 “시그니쳐 코너를 잇는 새로운 코너 구성부터 출연진 변화 등을 고민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MC 정형돈과 데프콘 역시 오는 3월 7일 마지막 녹화를 끝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예정이다. 하지만 애청자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주간아이돌'이 지금의 사랑을 받기까지 정형돈의 공이 절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다.
정형돈은 데프콘과 함께 지난 2011년 7월부터 '주간아이돌'을 끌어왔던 바. '주간아이돌'이 처음 론칭될 당시엔 케이블 프로그램이다보니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두 사람의 재치 넘치는 입담이 고정 시청자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정형돈의 맞춤형 진행을 빼놓을 수 없다. 정형돈은 특유의 편안한 매력을 내세워 아이돌과 남다른 친화력을 자랑했다. 그는 예능을 낯설어하는 아이돌들의 숨은 끼를 끄집어 내주는가하면, 인기스타들에겐 적당한 선의 독설을 날려 신선한 웃음을 자아냈다.
그렇다고 정형돈이 무작정 재미만을 쫓은 것은 아니다. 정형돈은 아이돌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의외의(?) 음악지식으로 원활하게 출연자들과 소통했다. 그러면서 '주간아이돌'은 스타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고, 높은 화제성과 마니아 층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에 수많은 아이돌은 컴백 필수코스로 '주간아이돌'을 가장 먼저 찾았고, 신인들도 '가장 출연하고 싶은 예능'으로 '주간아이돌'을 꼽았다. 특히 빅뱅, 엑소, 방탄소년단,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아이유 등 최정상 아이돌들도 '주간아이돌'에 출연해 다양한 활약을 펼쳤다.
뿐만 아니라 '주간아이돌'에는 엄정화, 보아 등 예능에 쉽게 출연하지 않는 스타들이 거쳐가기도 했다. 이 같은 화려한 섭외의 바탕에는 정형돈에 대한 두터운 신뢰가 깔려있었다. '주간아이돌'이 오래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정형돈인 셈이다.
그만큼 정형돈도 '주간아이돌'을 향한 애정이 남달랐다. 지난 2015년 건강상의 문제로 활동을 중단했던 그는 첫 복귀작으로 '주간아이돌'을 선택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봄 개편이 지나면 '주간아이돌'에서 정형돈을 볼 수 없다. '팥 없는 찐빵'이란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상황. 일부 팬들은 벌써 '주간아이돌' 폐지까지 언급하고 있다. 정형돈 없는 '주간아이돌'은 폐지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시청자들의 반발이 뜨거운 가운데 과연 '주간아이돌'의 봄 개편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새로워질 '주간아이돌'이 지금과 같은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아쉬움만 남는다. /misskim321@osen.co.kr
[사진] 주간아이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