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진희가 '리턴'에 본격 등장, 의뭉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비밀이 많은 캐릭터에 맞게 순간순간 변하는 눈빛과 표정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박진희다. 하지만 '리턴'을 끝까지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꼭 풀어야 하는 숙제도 남아 있다.
박진희는 지난 22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리턴' 17, 18회에 최자혜로 본격 등장했다. 앞서 지난 방송분 말미 머리카락을 자르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던 박진희는 이번 방송에서 악벤져스에게 함정을 판 것처럼 보이는 최자혜를 몰입도 높게 연기해냈다.
최자혜는 김학범(봉태규 분)의 폐별장에서 죽은 김병기(김형묵 분)가 묻혀 있는 땅을 파낸 의문의 남자에게서 김병기의 휴대 전화를 넘겨받았다. 이후 오태석(신성록 분)을 찾아가서는 데메테르 직인이 찍힌 서류봉투를 보여줬다. 이는 20억을 지불하라는 김병기의 내용 증명.
인천 해마 랜드 매점 앞으로 20억을 들고 나오라는 김병기의 문자까지 받은 오태석은 그 곳에서 최자혜로 보이는 사람을 발견했다. 전직 형사 안학수(손종학 분)의 사체와 뒤엉키기까지 했던 오태석은 현장 수사를 나온 독고영(이진욱 분)에게 긴급 체포됐다. 독고영 역시 사이드미러에 비친 최자혜를 보게 됐다.
그런 가운데 독고영은 최자혜가 김정수(오대환 분)의 동생 김수현 재판에서 좌배석 판사였다는 사실을 알았다. 10년 전 사건의 연관자들이 모두 얽혀 있는 상황. 특히나 최자혜는 납골당을 찾았다가 우연히 만난 친구에 당황해하거나 집에서 간장밥을 먹으며 눈물을 흘리는 등 의미심장한 행보를 계속해서 이어가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분량이나 활약상까지, 이전과는 확 달라진 최자혜인 건 분명하다. 이는 극 구조상 예정되어 있던 전개 방식이다. 최자혜는 알려진 바대로 후반부 반전의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반환점을 돈 지금부터 활약이 커지게 된 것. 악벤져스의 악행이 중심이었던 이전과는 달리 이제는 이들을 응징하는 일과 과거의 진실을 풀어내는 과정이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최자혜를 맡은 박진희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고현정의 후임'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는 상황에서 박진희는 어떤 식으로 연기를 해도 고현정과의 비교를 피할 수는 없을 터. 다른 인물이 등장한 것 같다는 지적이 이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은 박진희 스스로 부담을 내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고현정을 따라하는 말투나 표정이 어색하다는 지적을 한다. 고현정이 이끌어왔던 최자혜에 대한 잔상이 남아 있기에 가능한 일. 하지만 최자혜라는 인물의 특성이기도 하고, 박진희 역시 연기 잘하는 배우이기에 곧 이 같은 지적은 사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희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리턴' 17, 18회는 전국 기준 12.2%와 16.5%(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방송분보다는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주중 드라마에서는 압도적인 수치라 할 수 있다. 악벤져스를 향한 복수가 본격 시작된 가운데, '리턴'이 박진희를 중심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전개를 보여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parkjy@osen.co.kr
[사진] '리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