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방송인이자 가수인 정준영이 진짜 프로게이머로 데뷔전을 치렀다. 분명 가능성을 보였지만 역시 프로의 세계는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정준영은 지난 22일 서울 강남 게임이너스 PC방에서 열린 '배틀그라운드 워페어 마스터즈(이하 PWM)' 개막전 A-B조 경기에 콩두 길리슈트 소속으로 참가했다.
연예계 소문난 '게임광' 정준영의 프로게이머 데뷔는 세간의 화제가 됐다. 즐기는 마니아 입장에서 성적이라는 결과물을 내야 하는 프로의 세계에 정준영이 과연 어떤 역할을 보여줄지가 관심의 대상이 됐다.
아이디를 '카사블랑카'로 선택한 정준영은 '보이시' 김준연, '페놈' 이주성, '서용주' 서용주와 팀을 짜 경기에 출전했다. 정준영이 속한 콩두 길리슈트는 1일차 경기서 1045점을 획득하면서 종합 순위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정준영은 1라운드 1킬, 2라운드서 2킬을 올리면서 모두 3킬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였다. A조에서도 4위에 오르면서 파이널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문제점도 노출됐다. 1킬을 올리며 비교적 무난한 평가를 받아낸 1라운드와 달리 2라운드는 자기장 밖에서 25분경 사망했고, 1대 1 교전 상태였지만 자기장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3라운드에서는 팀 동료를 수류탄으로 팀 킬 하는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콩두 길리슈트의 3라운드 성적은 17위. 포인트를 140점 밖에 획득하지 못했다.
대회를 주관한 스포티비게임즈 관계자는 "첫 날 이기때문에 평가를 내리기는 조금 이른 것 같다"면서 정준영의 경기력에 대해 말을 아꼈다.
다른 관계자는 다소 냉담한 평가를 내렸다. 관계자 A는 "킬을 올린 건 맞지만 전체적인 움직임과 팀원들과 호흡을 보면 기본 실력을 높게 평가하기는 힘들 것 같다"면서 "자기장에 죽은 2라운드의 경우 순위 방어 타이밍하는 시점은 아니지만 대치 상황에서 들어가다가 죽은 거면 어쩔 수 없다"라고 말했다.
긍정적인 평가를 한 관계자도 있다. 관계자 B는 "분명 세미 프로 이상의 실력을 갖춘 건 맞는 것 같다. 한 경기 만으로 판단하기는 좀 이른 감이 있다. 조금 더 지켜보고 나서 이야기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고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평가에 대해 유보했다.
배틀그라운드가 e스포츠로 자리잡은지 1년도 안된 종목 이지만 정준영의 나이가 우리나이로 서른살 인걸 감안하면 그의 도전이 결코 쉽지 않다. 엇갈리는 평가 속에서 정준영의 새로운 도전이 어떤 결과로 나타나게 될지 기대해 본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