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까지 번진 성추행 논란이다.
연예계의 잇단 성추문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문단, 공연, 영화계에 이어 가요계까지 '미투(Me, too)' 운동이 일고 있는 모습이다. 사회적으로 잘 알려졌고, 업계에서 명성 높은 연출가와 연기자의 성추문에 이어 이번엔 래퍼 던말릭이 미성년 팬을 성추행했다는 논란이 일어 더욱 큰 충격주고 있다.
최근 연예계 미투' 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2일 여름이란 닉네임의 한 네티즌이 SNS를 통해 래퍼 던밀릭의 성추행 사건을 고발했다. 이 피해자는 사건 이후 불안증이 생겼으며, 당시 던말릭이 진심으로 뉘우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던말릭은 사실이 밝혀진 후 "지난해 12월경 한 팬분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때 팬과 아티스트라는 권력관계를 이용해 추행을 저질렀음을 인정합니다"라는 글을 게재하며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뉘우치고 더 나은 사람이 돼 추후에 크고 작은 사건들을 만들지 않고 조심히 스스로 경계하면서 살아아겠다"라고 사과했다.
던말릭의 성추행 논란이 더욱 충격을 주는 것은 피해자 A씨가 당시 미성년자라는 점이다. 던말릭은 그가 말했던 것처럼 스타와 팬의 관계를 이용해 강제적으로 상대방이 원치 않는 행동을 했다. 던말릭뿐만 아니라 최근 보이그룹 로미오 멤버 마일로도 스타와 팬의 관계를 이용해 미성년자 팬에게 "호텔에 함께 있자"라고 제안했던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된 바 있다.
가요계에는 이미 가수와 팬 관계의 성추문뿐만 아니라 소속사 대표, 제작자와 연습생 등 권력관계를 이용한 성폭력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어 더 문제다. 지난 2012년에는 당시 그룹 대국남아 등이 소속돼 있던 오픈월드 엔터테인먼트 대표 장모 씨가 연습생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가 밝혀져 충격을 준 바 있다. 장모 씨는 실형을 선고받았고, 이후에도 비슷한 사건이 여러 차례 불거진 바 있다.
이윤택부터 조민기, 그리고 던말릭까지 모두 권력관계에서 일어난 성추문이라는 점이 더욱 문제된다. 18년 넘게 자신의 극단의 여배우들에게 안마 시중을 시키고 상습적으로 성충행했다고 알려진 이윤택은 명성이 높았던 연출가였고, 조민기는 대학교 교수의 위치에서 제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증언이 어이지고 있다.
던말릭과 마일로는 스타와 팬의 관계를 이용하고, 제작자와 프로듀서들은 가수 데뷔를 목표로 하는 연습생들의 꿈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가요계의 성추문 파장이 더 큰 이유는 연습생 대부분이 10대 미성년자이기 때문이다.
용기 있는 선언으로 연예계의 병폐가 수면 위로 떠오른 만큼, 수십 년간 조심하며 숨겨왔던 사실들을 밝혀내고 잘잘못을 짚을 필요가 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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