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영화 ‘흥부:글로 세상을 바꾼 자’(이하 흥부)의 연출을 맡은 조근현 감독이 신인 배우들에게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또 한 번 충격을 안기고 있다.
조근현 감독은 이달 14일 신작 영화 ‘흥부’의 개봉을 앞두고 정해진 인터뷰 및 무대인사 일정에서 전면 배제됐다. 당시 홍보 담당자는 기자들에게는 "감독이 건강상 이유로 인터뷰를 진행하지 못한다"고만 밝혔다. 알고 보니 조 감독이 신인 배우를 성희롱했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고, 당시 제작사 측은 인터뷰를 비롯해 VIP 시사회, 무대인사 등 모든 일정에 조 감독이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는 설명이다.
제작사 측 관계자는 22일 OSEN에 “(조근현)감독에게 이 사건과 관련된 모든 경위를 듣고 문제라고 판단했다”며 “사실을 확인하고 홍보 일정에서 전면 배제하기로 결정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성희롱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최근 새 프로젝트를 논의하던 조 감독은 배역 오디션에 참가했던 신인 여배우에게 “여자 배우는 연기력이 중요한 게 아니다. 여배우는 여자 대 남자로서 자빠뜨리는 법을 알면 된다”며 “깨끗한 척 조연으로 남느냐, 자빠뜨리고 주연하느냐, 어떤 게 더 나을 것 같아?”라는 등 여성의 인격을 무시하는 성적인 발언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을 폭로한 여배우는 “저 말고 피해를 입은 분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조근현 감독이 해당 글을 삭제해달라고 보낸 문자까지 함께 캡처해 공개했다.
조근현 감독의 ‘흥부’는 고전소설 흥부전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작가가 된 흥부가 양반들의 권력 다툼으로 고초를 겪는 민중들의 삶을 곁에서 지켜보고 백성들을 위한 정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논하는 새로운 '흥부전'을 쓰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앞서 조 감독은 기획의도에 대해 “‘흥부’가 전하는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묵직한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밝혀 관객들에게 정의 사회 구현에 대한 기대와 꿈을 심어줬다.
그러나 이름 없는 여자 배우들을 비하하고 무시하는 그의 일상 속 진짜 얼굴이 밝혀져 영화에서 말하는 이상과 현실이 따로 노는 ‘두 얼굴’의 감독이란 사실이 드러나고 말았다./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