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조민기가 '사면초가' 상태에 놓였다.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가 아니라고 밝혔던 입장이 '거짓'임이 드러났고, 피해자 폭로는 끊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청주대까지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제 경찰 조사만 남아 있는 가운데, 조민기를 향한 대중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일 새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조민기가 몇 년간 여학생을 성추행 한 혐의로 (학내)조사가 진행됐고 그 결과 혐의가 인정돼 청주대 교수직을 박탈당했다"는 글이었다. 청주대학교 측은 조민기가 '품위 손상'이라는 이유로 중징계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조민기 측은 "수업 중 사용한 언행이 수업과 맞지 않는다는 대학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3개월 정직 징계를 받았다. 도의적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사표를 제출한 것일 뿐, 학교 측의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는 사실이 아니다. 이러한 학교측의 입장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학교 측과는 상반되는 내용.
게다가 조민기는 성추행 논란에 대해 "명백한 루머"라며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이 입장 발표가 논란에 또 불을 지폈다. 조민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폭로글이 줄을 잇기 시작한 것. 이들은 저마다 자세한 정황과 심경을 전하며 조민기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하지만 조민기는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걸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 한 것", "수고했다며 안아줬다. 나는 격려였다", "내 딸이랑 같이 너희들 동갑이니까 친구하라고 했던 애들한테 제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학교에서 음해가 계속되면 난 있을 이유가 없다" 등의 해명을 해 논란을 부추겼다.
결국 조민기 측은 21일 2차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조민기 관련 성추행 증언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해 경찰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민기는 OCN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하차했다.
하지만 조민기를 향한 추가 폭로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또한 지난 달 5일 청주대학교 홈페이지에 게재된 제512회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예술대학 연극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던 조민기가 성추행 혐의로 징계 처분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이 회의록에는 "2017년 10월 교육부로부터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교원의 학생 성추행 신고에 대한 민원 이첩으로 양성평등위원회를 개최하여 조사한 결과 그 내용이 사실로 확인됐으며 징계혐의자의 행위가 청주대학교 성희롱, 성폭력 예방과 처리에 관한 규정 제2조 1항의 성희롱에 해당되고 피해 학생이 처벌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어 "학교의 내외를 불문하고 교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판단되므로 엄중한 징계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적혀 있다. 이는 조민기가 성추행 혐의로 중징계를 받았다는 증거. 앞서 소속사 측이 밝힌 "도의적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사표를 제출한 것일 뿐, 보도된 학교측의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과는 전혀 상반된 내용이라 또 다시 논란이 가중됐다.
이어 청주대학교 교수평의회는 22일 "학생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이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교수들을 대표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분들과 학생, 학부모, 동문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며 '조민기 성추행 사건'이라고 명명된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 이상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교수 사회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그리고 학교 당국에도 이번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배움의 장에서 여학생에 대한 성범죄가 일상적으로 발생했고 그 상황에서 학생 개개인을 보호하지 못한 점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학교의 책임입니다. 더욱이 나이 어린 여학생들이 겪었을 끔찍한 고통을 생각하면 그 어떤 질책과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총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학교를 대표해 직접 당사자분들께 정중히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청주대학교 교수평의회도 학교 당국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당사자분들과 학생들이 입은 상처를 치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아직 조민기는 추가 폭로글이나 청주대의 사과문 발표 등과 관련해 그 어떤 입장을 발표하지도, 사과를 하지도 않고 있다. 조민기의 소속사 관계자는 22일 OSEN에 "저희들은 어제(지난 21일) 말씀드린 것과 같은 입장이다. 이번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더욱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 조민기는 앞으로 진행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다만 배우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추가 입장은 경찰 조사 등 윤곽이 나온 뒤에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모든 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를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만큼, 그가 앞으로 진행될 경찰 조사에서 어떤 발언과 행동을 취할지 귀추가 집중되고 있다./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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