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다, 억울하다, 사실무근이다"
이 한 마디도 조심스러운걸까. 성추문에 휘말린 배우 오모 씨 측이 이틀째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지켜보는 이들로서는 의혹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미투운동에 불을 지핀 이윤택 연극 연출가 성추문 관련 기사에 최근 한 누리꾼은 "1990년대 부산 소극장. 어린 여자 후배들을 은밀히 상습적으로 성추행하던 연극 배우. 제게는 변태 악마 사이코패스일 뿐이다"는 댓글을 적었다.
그는 "끔찍한 짓을 당하고 충격으로 20년간 고통 받았고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 그 뻔뻔함, 반드시 천벌 받았으면 좋겠다"며 자신이 가해자라고 지목한 배우를 향해 분노를 터뜨렸다.
이어 "지금은 유명한 코믹 연기 조연 배우다. 1990년대 초 부산 가마골소극장에서 반바지를 입고 있던 제 바지 속으로 갑자기 손을 집어넣어 함부로 휘저은 사람이다. 똑바로 쳐다보면서"라는 댓글도 올라왔다.
부산 가마골소극장 출신, 이윤택 연출가가 데리고 있던 배우, 연희단거리패 출신, 코미디 연기 조연 배우 등의 키워드를 두고 감초 역할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오모 씨가 지목됐다.
그가 부산 가마골소극장에서 과거 연극 배우로 활동했고 이윤택 연출가의 제자인 연희단거리패 출신으로 극단에 대한 애정을 공공연히 내비쳤기 때문. 무엇보다 코믹 연기로 팬들의 대중적인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그다.
하지만 배우의 소속사 관계자는 이틀째 취재진의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소속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전화번호로 연결하면 "고객님의 전원이 꺼져 있어"라는 안내로 곧바로 넘어간다. 어떠한 해명도 들을 수 없는 상황.
그가 출연을 예고한 작품 관계자들로서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셈이다. 해당 폭로에 대한 사실여부가 우선인데 그조차 쉽지 않은 터라 손 놓고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 동료들과 제작진에게 민폐까지 끼치고 말았다.
앞서 그는 다른 작품의 인터뷰 자리에서도 연극 활동 때와 극단에 대한 자부심을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이제 진실은 그의 입에 달려 있다. 모르쇠가 아닌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한 때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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