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했다. 그러나 사과라고 이해하기 힘들었다. 당사자가 나오지 않아 정확하게 물어보지 못했다. 설상가상 네덜란드 대표팀도 사과 내용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네덜란드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얀 블록하위선이 한국의 개고기 식용 문화를 비아냥대는 듯한 발언을 해 눈총을 샀다. 얀 블록하위선은 당시 영어로 "이 나라에서 개를 잘 대해주세요(Please treat dogs better in this country)"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같은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22일 강원도 강릉 라카이 리조트 필라 글로벌 라운지에서는 네덜란드 대표팀의 공식 사과가 있었다. 얀 블록하위선 뿐만 아니라 스벤 크라머의 자원 봉사자에 대한 폭언 그리고 하이네켄 하우스에서 열린 한국인 부상 등 많은 문제가 있었다.
네덜란드 대표팀 예른 비흐 단장은 "불미스러운 일에 사과 드리러 이 자리에 나왔다"면서 "한국 문화에 대해 매우 존경한다. 지난 3주 동안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전 날 얀 블록하위선과 이야기를 나눴다. 고의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 와서 사과하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얀 블록하위선이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묻자 "올림픽 파크에서 개인적인 일이 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며 "추후 인터뷰를 통해 사과문을 내놓을 예정이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얀 블록하위선은 인스타그램은 비공개로 해 놓았고 트위터에 사과문을 올렸다. 네덜란드 단장은 사과를 위해 현장을 방문했지만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문제는 더 커지고 있다. 얀 블록하위선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과도 정상적인 사과로 보기 힘든 내용이 담겨있다.
얀 블록하위선은 2개의 트윗을 통해 "의도치 않게 한국인과 한국에 대해 모욕한 것은 미안하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나는 제대로 동물을 보호하고 더 나은 장소로 만들기를 원한다"면서 여전히 논란이 될 만한 이야기를 적어 놓았다.
얀 블록하위선이 사과문을 게재했으니 이해해달라는 네덜란드 관계자의 말은 또 달라졌다. 비흐 단장은 "사과문을 올린 것은 알지만 어떤 내용인지는 모르겠다"고 짧게 대답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얀 블록하위선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