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폭언 논란' 네덜란드 '당사자-알맹이 빠진' 공식 사과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2.22 12: 53

논란이 일어난 개고기 발언과 자원 봉사자에게 폭언을 내놓은 선수들의 직접 사과는 없었다. 네덜란드의 "미안합니다"만 있었다.
네덜란드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얀 블록하위선이 한국의 개고기 식용 문화를 비아냥대는 듯한 발언을 해 눈총을 샀다. 얀 블록하위선은 당시 영어로 "이 나라에서 개를 잘 대해주세요(Please treat dogs better in this country)"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같은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에 네덜란드 언론은 없었고 대부분 한국과 일본 기자들만 모여 있었다. 설상가상 스벤 크라머는 "모두 일본 기자들인가?(All Japanese?)"라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이어 블록하위선이 상황에 맞지 않는 발언을 툭 던지며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네티즌들은 이런 발언에 폭발했다.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비하했기 때문이다.
존 발 빌레 네덜란드 NOC 홍보 담당자는 22일 강원도 강릉 라카이 리조트 필라 글로벌 라운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서 "정말 죄송하다. 일단 질문을 해주시면 성의껏 답변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예론 비흐 네덜란드 대표팀 단장이 사과 한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존 발 빌레 홍보 담당자도 늦었고 비흐 단장도 늦었다.
20분 정도 지난 뒤 비흐 단장은 "불미스러운 일에 사과 드리러 이 자리에 나왔다"면서 "한국 문화에 대해 매우 존경한다. 지난 3주 동안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전 날 얀 블록하위선과 이야기를 나눴다. 고의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 와서 사과하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얀 블록하위선이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묻자 "올림픽 파크에서 개인적인 일이 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며 "추후 인터뷰를 통해 사과문을 내놓을 예정이다"고 대답했다.
네덜란드 NOC 자체 징계가 예정되어 있는지를 묻자 "NOC 전체가 논의를 해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며 "얀 블록하위선은 미안함을 가지고 있다. 사과문을 내놓은 상태"라고 똑같은 대답을 했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발표와는 다르게 얀 블록하위선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비공개로 되어 있었다. 다만 트위터를 통해 사과했다.
크라머의 행동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왔다. 크라머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자원 봉사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발 빌레 단장은 "자원 봉사자에게 한 행동은 보고 받지 못했다"면서 "마이크가 울려서 한발짝 물어나는 행동이었다. 고의적으로 한국 기자들을 지나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질문은 계속됐다. 마이크 문제가 넘어간 상황에도 여전히 침묵했던 상황에 대해 물었다. 그리고 자원 봉사자에게 한 욕설도 이미 언론에 기사화 됐는데 파악하지 못했냐는 질책성 질문도 나왔다. 그러나 네덜란드 관계자들은 한국 취재진의 질문을 "잘 모르겠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비흐 단장은 "분명 불편한 상황을 만들었다면 다시 사과 드린다. 모든 선수들은 관계자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비흐 단장은 "분명 선수에게 잘못됐다고 말했다. 얀 블록하위선은 동물 특히 개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또 있었다. 하이네켄 하우스에서 한국 여성이 부상을 당한 일도 있었다. 비흐 단장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당사자 분들께도 사과의 말씀을 전해 드렸다"면서 "팀 원 모두 사과했다. 절대 고의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또 "모든 메달 수상자는 행사를 진행한다. 메달을 관중들께 전달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다. 고의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비흐 단장은 "분명 선수는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절대로 스포츠와 정치적인 입장을 내비치는 것은 분명 문제다"고 설명했다.  / 10bird@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