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4일 개봉한 영화 ‘블랙 팬서’(감독 라이언 쿠글러)가 5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해 올해 개봉한 외화 가운데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블랙 팬서’는 21일까지 366만 212명을 모아 4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아직 ‘블랙 팬서’를 보지 못한 관객들을 위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핵심 키워드 다섯 가지를 준비해봤다.(*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1.최초 흑인 히어로의 등판
‘블랙 팬서’의 주요 특징은 백인이 아닌 흑인 중심의 슈퍼 히어로 영화라는 점이다. 신비한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토속 의상에, 각기 다른 부족성을 반영한 화려한 장신구들이 눈길을 끈다. 허리에 여러 가닥의 실로 만든 치마나 바지를 걸치거나 방패를 들고 전통 춤을 춘다. 충성을 맹세하는 특유의 동작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가상의 국가 와칸다에는 다섯 종류의 부족이 살고 있는데 이 가운데 가장 힘이 세고 막강한 티찰라가 돌아가신 아버지에 이어 왕위를 계승한다. 아버지와 다른 생각을 가진 그가 초반에는 개인적인 위기를 겪지만, 진정한 왕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이 인종을 넘어선 인간의 승리를 감동 깊게 표현했다.
#2.부산 전경이 한눈에
‘블랙 팬서’의 중심축을 이끄는 무게감 있는 액션 장면들과 화려한 카 체이싱 장면을 우리나라 부산에서 촬영됐다는 소식이 지난해 알려지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2017년 3월 17일부터 4월 초까지 15일여 간 광안리 해변, 광안대교, 자갈치시장 등 부산의 주요 관광지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와칸다에만 존재하는 희귀 금속 비브라늄을 차지하기 위해 블랙 팬서와 악당 율리시스 클로의 본격적인 대결이 부산에서 벌어진다. 자갈치 시장의 좁은 골목길에서 시작한 카 체이싱은 광안대교, 광안리 해변, 주택가 등 부산시내 곳곳을 달린다. 이 과정에서 한글로 된 간판과 도로 표지판이 그대로 나와 반가운 마음을 선사한다. 그만큼 한국 영화시장이 마블스튜디오의 영화제작에 중요한 의미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흥미진진한 카 체이싱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3. 신비의 금속 '비브라늄'
전 세계인들에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아프리카 대륙 속 국가 와칸다는 이 나라에서만 생산되는 희귀 금속 비브라늄을 에너지원으로 살아간다. 비브라늄의 힘은 막강하다. 각종 무기와 비행기, 블랙 팬서의 가면 및 의상을 이루는 근간임은 물론 자기부상 열차, 죽은 사람도 살리는 의학기술, 순간 이동 등 최고로 발전한 선진국에서도 볼 수 없는 신기술을 발전시켰다.
아버지에 이어 왕위를 계승한 티찰라는 원로들의 뜻에 따라 와칸다에만 존재하는 비브라늄이 다른 나라로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하지만 빌런 클로가 비브라늄의 힘을 알고 이를 미국에 팔아 돈을 벌려고 하자 티찰라는 지구를 구할 히어로로서 피할 수 없는 전면전에 나선다.
#4. 왕권 도전, 킬 몽거
한 나라의 국왕이 두 명일 수 없다는 게 와칸다의 철칙이다. 여러 부족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동 국가인데, 물론 왕권 교체는 평화적으로 이뤄진다. 블랙 팬서의 힘을 빼고 전사 대 전사로 격투를 벌여 이긴 사람이 왕이 되는 것이다. 티찰라가 돌아가신 아버지의 왕권을 계승했지만 이 자리를 노리는 또 한 명의 숙적이 등장한다.
바로 작은 아버지의 아들 에릭 킬 몽거다. 에릭의 아버지는 티차카 국왕 즉, 자신의 형의 제안으로 미국에 건너가 빌런의 음모를 캐왔는데 돌연 전 세계에 사는 흑인의 인권을 보호해야한다는 급진주의 성향으로 변해 형과 갈등을 일으킨다.
더욱이 비브라늄을 빼돌리려고 했단 사실이 발각돼 그 자리에서 형의 손에 살해됐고 그의 아들 킬 몽거가 큰 아버지의 비정함을 한탄하며 언젠간 반드시 복수해주겠다는 마음을 품고 독하게 살아왔다. 그랬던 그가 티찰라의 권위에 도전하며 왕이 되려 한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이미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