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아이콘 바비가 아이돌과 래퍼 사이의 고민을 털어놨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는 ‘알 게 뭐야 마이웨이’ 특집으로 꾸며져 하이라이트 이기광, 개그맨 박성광, 가수 산이, 아이콘 바비가 출연했다.
이날 바비는 숨겨왔던 예능감을 뽐내며 형들을 기쁘게 했다. 그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로서 ‘YG 폭로’를 담당해 MC들을 물개박수 치게 만들기도. 바비는 내친김에 YG 수장인 양현석의 성대모사를 하기도 하고, 권상우 성대모사를 놀랍도록 비슷하게 따라해 웃음을 자아냈다.
바비는 엄격한 YG 규율을 소개하며 “집앞 편의점을 나갈 때에도 위에 보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운전 면허도 못 따고, 연애도 금지돼 있다. 양현석 사장님이 신경을 많이 쓰신다”고 말하며 최근 음원강자로 떠오른 후 더욱 양현석의 ‘주시’가 강해졌다고 말해 보는 이를 폭소케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바비는 조심스레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사실 눈치보는 스타일이 전혀 아닌데 편의점을 갈 때에도 물어봐야 하는 상황이 되니 자연스럽게 눈치를 보게 된다”라며 “스무 살이 넘었는데 마치 아빠에게 ‘나 편의점 다녀올께’라고 허락 맡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런 바비를 보며 MC들은 “우리 바비는 야생마인데”라고 안타까워했다.
바비는 래퍼와 아이돌 사이에서의 정체성 고민도 하고 있었다. 그는 “센 힙합 음악을 만들어도 나중에는 ‘어차피 내지도 못할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며 아이돌이라는 틀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할 수 없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산이는 이에 “바운더리를 갖추고 곡을 쓰다보니 늘 뻔한 것만 나오게 되더라”고 바비의 고민에 크게 공감했다.
MC들은 그런 바비에게 “나중에 탈이 날 수 있다”며 진심으로 조언했다. 래퍼 선배인 산이와 아이돌 선배인 이기광도 그런 바비의 고민에 귀 기울였고 공감을 보냈다. 바비는 “그렇다고 아이콘의 노래가 내 음악이 아니라고는 말 못한다. 하지만 아티스트 개인마다 하고 싶은 음악은 있는 거니까”라며 여전히 래퍼와 아이돌 사이에서의 고민은 끝나지 않았음을 전했다.
바비는 2014년 Mnet ‘쇼미더머니3’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할 만큼 놀라운 랩 실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아이돌이기에 그의 내면에 있는 거친 음악에 대한 열망은 아직 제대로 펼치지 못한 것. 그런 바비의 상황을 잘 알기에 MC들은 “혼자만 하고 싶은 게 있지”라며 솔로 앨범 가능성을 독려하기도 했다.
바비의 의외의 예능감을 볼 수 있기도 했지만, 음악인으로서의 고민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던 ‘라디오스타’. 바비의 속 깊은 고민에 많은 팬들 또한 응원을 보냈다. 바비가 과연 앞으로 래퍼로서의 꿈을 펼쳐 아이돌과 래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진다. / yjh0304@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