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에 의한 성추행=성범죄"
명백한 허위 루머라고 했다. 하지만 연일 쏟아지는 디테일한 증언과 목격담, 학교 측의 강도 높은 조사와 징계에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여전히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명품 조연에서 성추행 가해자로 추락한 조민기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조민기는 2001년 모교인 청주대학교 연극학과에 겸임교수로 재직했다. 그러다 2010년 조교수로 정식 채용됐고 연기 활동과 교수직을 병행했다. 이미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터라 그를 향한 후배이자 제자들의 기대와 존경심은 컸다.
하지만 조민기는 어린 여제자들에게 '괴물'이었다. 교수인 조민기가 술에 취해 성희롱적인 질문을 하고, 자신이 거주하는 오피스텔로 학생들을 불러 술을 먹인 뒤 원치 않은 스킨십을 하는 등 끊임없이 성적으로 괴롭혔다는 것.
특히 그의 제자였던 연극 배우 송하늘은 SNS를 통해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성공한 배우인 조민기는 절대적인 권력이었고 캠퍼스의 왕이었다"며 구체적인 성추행 사건을 폭로했다. 그를 비롯한 여러 학생들의 증언이 홍수처럼 쏟아졌다.
송하늘의 말처럼 교수 신분, 게다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조민기의 위치는 여제자들에게 분명 강압적인 요소였을 터다. 20대 초반, 배우를 꿈꾸는 여학생들의 입장에선 학점을 주고 평가할 권한을 가진 조민기는 '왕'이었다.
따라서 법조계에선 그의 이번 성추문을 심각한 성범죄로 분류했다. 22일 오전 방송된 채널A '김현욱의 굿모닝'에서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법조인의 말을 빌려 "이번 조민기 사건은 위력에 의한 추행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민기는 성추행이 아닌 하나의 수업 방식이었고 학생들을 격려하는 표시였다고 하지만 학생들의 경우에는 무대에 올라서 교수에게 성적에 대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며 교수 신분의 조민기가 여제자들에게 어떤 존재였을지 설명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에 따르면 이 같은 성추행은 피해자 고소 없이도 경찰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 이미 경찰은 21일 청주대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여러 피해자들의 진술이 상세하고 사회적인 관심이 쏠린 만큼 명확한 수사를 약속하고 있다.
청주대 역시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자체 조사를 통해 조민기에게 교수 면직 처분을 내렸고 학생들의 2차 3차 추가 피해를 막고자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OSEN에 알렸다.
성폭력처벌법상 '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공중밀집장소추행'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가능하고 형법상 '강제추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조민기의 성추행은 위력에 의해 이뤄졌다고 볼 수 있으며 충분한 성범죄다. 실형이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 따라서 명백한 경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조민기 측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조민기는 앞으로 진행될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OCN, 채널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