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에도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LG는 22일(한국시간)을 끝으로 미국 애리조나주 1차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했다. 두 차례 연습 경기와 한 차례 청백전을 실시했다. '군필 좌완' 임지섭은 이 중 두 경기에 선발등판했다. 니혼햄과 평가전에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청백전에서는 2이닝 5실점으로 고전했다.
류중일 감독과 강상수 투수코치 모두 임지섭을 선발 후보로 생각 중이다. "공이 기대보다 괜찮다"는 평가도 함께 뒤따랐다. 니혼햄전과 청백전 결과가 상반됐지만, 후자는 강풍 탓에 제대로 된 경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임지섭은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확정 지을 태세다.
기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군 전역자들은 패기 가득한 상태로 사회에 복귀한다. 하지만 막상 냉혹한 현실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임지섭은 달랐다. 그는 "전역할 때 좋았던 기분이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아직은 자신감 가득한 상황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1개월. 임지섭은 군대에서 많은 걸 얻어나왔다. "소중한 시간이었다. 각기 다른 팀에서 뛰던 성인 야구선수들이 21개월간 함께 지겹게 본다. 신기하면서 구단들의 문화 차이도 느꼈다. 운동 시설이 워낙 좋아 오후 일과를 마친 뒤 선수들과 다함께 웨이트 트레이닝했다. 여러 모로 살찌운 시간이다".
군 생활이 반환점을 돌았던 2016년 말. 임지섭은 변화를 택했다. 기본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커졌던 팔스윙을 아마추어 때처럼 짧게 바꿨다. 그 상태로 11월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 2경기서 15이닝 2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이는 2017년 호성적으로 이어졌다. 그는 18경기에서 94이닝을 소화하며 11승4패, 평균자책점 2.68을 기록했다. LG로서는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는 성적이었다.
임지섭은 "전역을 앞두고 나도 기대가 많았다. 내 스스로 변화를 택했고 코치님들의 도움을 받았다. 여러 모로 기분이 좋았던 시즌이다"라고 회상했다. 군 시절에도 경쟁을 예상했다. "전역한다면 다시 경쟁일 건 불 보듯 뻔했다. 게다가 개막 엔트리에 1군이라고 시즌 말미까지 유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보여줄 게 있으니 서두르긴 하겠지만 조급한 마음은 아니다".
퓨처스리그 시절, 임지섭은 LG 퓨처스 팀과 경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느낀 감정은 '동경'이었다. 그는 "같은 팀 선수들인데도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 없었다"라며 "일과 후에는 LG 야구만 줄곧 봤다. 나도 저 위에서 뛰고 싶었다"라고 추억했다.
이제 임지섭은 그토록 꿈꾸던 잠실 마운드를 다시 밟는다. 임지섭은 "내가 선발일 때 팬분들께서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 군 생활이 힘들 때 응원해주시는 팬들 보고 힘냈다.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목표는 창대하다. 임지섭은 "만족을 모르는 성격이다. 개막 엔트리, 선발진 확보에도 만족하지 않는다. 심지어 10승을 해도 마찬가지다. 만약 15승을 한다면 그때는 만족할 것 같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ing@osen.co.kr
[사진] 파파고(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