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은 아직 확답을 내리지 않았지만 선수는 자신 있다. 류현진(31)의 올 시즌 전망은 현재까지 순조롭다. '새 신랑' 류현진은 그렇게 '괴물 시즌2'를 준비 중이다.
류현진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랜데일의 캐멀백렌치서 시작된 다저스의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류현진은 21일 세 번째 불펜 피칭을 가졌다. 본인이 만족을 표한 만큼 시즌 준비는 착실하다. 류현진은 "지난해 좋은 평가해주시는 분들이 많지만, 완벽하지는 않았다. 때문에 올 시즌에 앞서 철저히 준비했다"고 입을 열었다.
로버츠 감독은 22일 취재진과 만나 류현진의 불펜 피칭을 두고 "좋았다. 류현진의 컨디션이 괜찮아보였다. 홈 플레이트 양 쪽을 제대로 파고들었다"라며 "겨울 동안 건강한 몸을 만들어온 것 같다. 지난 3년 중 가장 좋은 모습이다"라고 치켜세웠다. 류현진 역시 동의했다. "전날까지 불펜 피칭 딱 세 차례했다. 갈수록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지금이 가장 좋다. 감독님 애기가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이틀 뒤인 24일, 올해 첫 라이브 피칭을 실시한다. 타자를 세워두고 공을 던지는 만큼 구위 점검에 제 격이다. 이제 시범경기가 임박한 만큼 서서히 시즌 개막이 가까워오고 있다. "시범경기가 시작되면 점차 실감이 날 것 같다. 지금은 아직 준비 단계일 뿐이다"는 게 류현진의 각오다.
류현진의 보직은 여전히 미지수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불펜을 어려워한다는 걸 알고 있다. 류현진을 효율적으로 기용하려면 선발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확실한 표현은 아니었지만, 선발 카드로 유력하게 고민 중인 분위기다. 이 경우 류현진은 클레이튼 커쇼, 리치 힐, 알렉스 우드, 마에다 겐타와 함께 로테이션을 소화한다. 류현진도 "프로 데뷔 후 줄곧 선발투수로 뛰었다. 지난해 한 차례 구원등판도 했지만 여러 모로 어려웠다. 아무래도 선발로 준비하는 게 개인적으로도 편한 게 사실이다"라고 털어놨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해 투수들의 이닝을 관리했다.올해는 이보다 더 던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10일짜리 부상자 명단(DL)을 적극 활용했던 로버츠 감독의 변화인 걸까. 류현진은 "지난해 수술 복귀 후 150이닝도 못 던졌다. 사실 선발투수가 부상 없이 한 시즌 꾸준히 치르면 150이닝은 충분히 가능하다. 다치지 않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라며 "이닝이 늘어난다고 부담될 건 전혀 없다. 선발투수라면 등판할 때마다 100구 이상 던지는 게 당연하다. 이닝 소화 역시 마찬가지다. 여전히 내 목표는 최소 150이닝이다"고 밝혔다.
새 신랑이 된 후 맞이한 첫 시즌. 덤덤한 표정으로 문답을 이어가던 그는 결혼 얘기가 나오자 수줍은 소년으로 변했다. 그는 "여태 살아온 삶과 너무도 다르다. 집에 들어갈 때 반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다. 여러 모로 생활에 도움되는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선발 욕심을 숨기지 않은 류현진과 이에 동의한 로버츠 감독. 과연 류현진은 올해도 선발 마운드에서 '괴물'의 위용을 뽐낼 수 있을까. /ing@osen.co.kr
[사진] 글랜데일(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