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은 앞으로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더이상 신인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해진 '4년 차'. 쉼 없이 달려왔던 이재영(22·흥국생명)이 도약을 위한 시즌을 보냈다.
2014년 많은 기대를 받고 흥국생명에 입단한 이재영은 데뷔 해 팀의 주축 선수로 거듭나며 신인왕을 차지했고, 2016~2017시즌에는 에이스 역할을 소화하며 팀의 정규시즌 1위를 이끌었고, 이재영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일찌감치 '에이스' 타이틀을 달며 팀은 물론 V-리그 대표선수로 성장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는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치는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비시즌 허리 부상과 더불어 대표팀과 관련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여파는 시즌으로 이어졌다. 1라운드 공격 성공률이 27.86%에 머물렀고, 팀 패배에 대한 원망의 소리는 '에이스' 이재영으로 향했다. 소속팀 흥국생명도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고, 결국 6라운드를 앞두고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시련의 시즌을 보냈지만, 이재영은 다시 한 번 신발끈을 조여맸다. 이재영은 "올 시즌 아무래도 진 경기가 많아서 이기는 것이 간절했다"고 이야기하며 "배구를 하면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겠다. 밑바닥을 칠 때도 있다. 그러나 쳤을 때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으면 성공으로 향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박미희 감독은 독한 마음을 먹은 이재영을 기특하게 바라봤다. 박미희 감독은 "나이답지 않게 짐을 짊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만큼 해야하는 역할이 있다. 스스로 '왜 이렇게 힘드냐'는 생각보다는 좀 더 많이 노력하기를 바랐는데, 본인이 많이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어린 나이에 많은 짐을 짊어지고 있다"는 박미희 감독의 말을 전해 들은 이재영은 "나이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레프트라는 포지션인 만큼,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것 같다. 나의 운명이다. 오히려 좋다"고 의젓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올 시즌을 성장 발판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재영은 남은 3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1일 치른 IBK기업은행전 역시 이와 같은 각오에서 나왔다. 올시즌 흥국생명은 5라운드까지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전패를 당했다.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이재영은 다시 한번 칼을 갈았다. 1세트에만 9득점 공격성공률 88.89%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고, 이날 30득점(공격성공률 40.3%)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재영은 "지금까지 IBK기업은행과 경기를 하면 무기력한 모습을 많이 보여줘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라며 "경기 전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는데 이 부분이 도움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재영은 "남은 경기에서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 2017~2018시즌 마지막 라운드니 미련없이 경기를 하겠다"라며 "힘들지만 얻는 것이 더 많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에이스'로서의 한 단계 도약까지 다짐했다. 이재영은 "항상 더 잘하고 싶다. 사실 다른 사람과 비교당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비교되지 않도록 최고가 되고 싶다"라며 "목표를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앞으로 좀 더 많은 연습을 해야할 것 같다. 연습 때 하지 않으면 경기에도 나오지 않는다. 잘될 때 안 하고, 못할 때 하는 것이 아닌, 항상 꾸준히 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bellstop@osen.co.kr
[사진] 인천=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