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곤지암’은 기존 공포영화 장르가 추구하던 익숙한 색채와 관습을 버리고 과감하게 새로운 시도를 한 일종의 실험적 작품이다. 예고편이 공개되자마자 100만에 달하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만큼 개봉 후 관객들에게 호평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서울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3월 개봉하는 ‘곤지암’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범식 감독과 위하준, 박지현, 오아연, 문예원, 박성훈, 유제윤 등 배우들이 참석했다.
‘곤지암’은 1979년 환자 42명의 집단 자살과 병원장의 실종 이후 섬뜩한 괴담으로 둘러싸인 곤지암 정신병원으로 공포체험을 떠난 7명의 멤버들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영화이다.
이날 정 감독은 “전 세계적으로 호러 영화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에도 호러 영화 팬층이 두터워졌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관객들이 ‘한국 호러영화는 세계 영화 수준으로 못 가고 있다’는 의견을 내며 아쉬워한다”고 공포 영화로 컴백한 이유를 밝혔다.
정범식 감독의 첫 연출작 ‘기담’(2007)은 1942년 경성을 배경으로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영상미, 풍성한 감정 묘사로 호러 애호가들 사이에서 지금까지도 전설적인 공포영화로 회자되고 있다.
또 ‘무서운 이야기’ 1편과 2편도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바탕으로 이제껏 한국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높은 퀄리티로 관객들의 공포감을 배가시켰다. 이에 신작 공포물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치로 높아진 상황.
정 감독은 “작년이 ‘기담’을 만든 지 10년이 된 해였고 ‘곤지암’을 찍고 나니 올해 11년이 됐다. 새로운 호러 영화로 한국 장르영화의 붐을 조성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깨는 정 감독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한국 호러 장르를 개척할지 주목된다.
‘곤지암’은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로 CNN에서 선정한 공포 체험의 성지 곤지암 정신병원에서 7인의 공포 체험단이 겪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을 그린다. 영화 관람을 뛰어넘어 직접 곤지암 정신병원에 와 있는 듯한 체험 공포를 실현시키기 위해 제작부터 촬영, 미술, 사운드 등 모든 제작 과정을 철저하게 계산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일부러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 배우들을 캐스팅해 기존의 배우들에게서 느낄 수 없던 날 것의 느낌을 뽑아냈다. 각 인물마다 페이스캠, 시점샷 캠 등 총 3대의 카메라를 투입한 '체험 공포'라는 소재로 장르 영화 감독으로서 다시 한 번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봉도 하기 전에 논란에 휩싸였다. 곤지암 주민들이 지역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영화 제목을 바꿔달라고 나섰기 때문. 경기도 광주시는 지난 주 영화 곤지암의 제작사와 배급사를 상대로 제목을 바꿔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정 감독은 “곤지암 지역에 피해가 가면 안 된다. 제작사와 배급사 측에서는 해당 지역에 피해가 가지 않게 서로 윈-윈하는 방향으로 풀어가고 있다”고 말했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 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