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의 체험공포 '곤지암', 韓 장르영화의 새 역사 쓸까 [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2.21 12: 07

 내달 개봉하는 ‘곤지암’이 한국 공포 영화 장르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21일 오전 서울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3월 개봉하는 ‘곤지암’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범식 감독과 위하준, 박지현, 오아연, 문예원, 박성훈, 유제윤 등 신인 배우들이 참석했다.
‘곤지암’은 1979년 환자 42명의 집단 자살과 병원장의 실종 이후 섬뜩한 괴담으로 둘러싸인 곤지암 정신병원으로 공포체험을 떠난 7명의 멤버들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영화이다.

정범식 감독의 첫 연출작 ‘기담’(2007)은 1942년 경성을 배경으로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영상미, 풍성한 감정 묘사로 호러 애호가들 사이에서 지금까지도 전설적인 공포영화로 회자되고 있다.
‘곤지암’의 연출을 맡은 정범식 감독은 이날 “‘기담’ 이후 다시 공포 영화로 돌아온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호러 영화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서다. 한국에도 호러 영화 팬층이 두터워졌다고 생각한다”며 “관객들 사이에 한국 호러영화는 세계 영화 수준으로 못 가고 있다는 의견이 있다. 작년이 ‘기담’을 만든 지 10년이 된 해였고 ‘곤지암’을 찍고 나니 11년이 됐다. 새로운 호러 영화로 한국 장르영화의 붐을 조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옴니버스 식 영화 ‘무서운 이야기’에서도 소름 끼치는 연출력을 보여준 정 감독은 패러다임을 깨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항상 새로운 충격을 선사하며 한국 호러 장르의 감독으로 불리고 있다.
이렇게 꾸준히 공포 영화에 도전해 온 정범식 감독이 새 영화 ‘곤지암’으로 3월 관객들 앞에 선다. CNN에서 선정한 세계 7대 공포 체험의 성지 곤지암 정신병원에서 7인의 공포 체험단이 겪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을 그린 체험 공포영화이다. 정범식 감독은 지금까지 한국 공포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실험적인 제작 방식과 ‘체험 공포’라는 신선한 장르를 표방하며 자신의 역량을 다시 한 번 발휘했다.
그는 단순한 영화 관람을 뛰어넘어 직접 ‘곤지암 정신병원’에 와 있는 듯한 ‘체험 공포’를 실현시키기 위해 제작부터 촬영, 미술, 사운드 등 모든 제작 과정을 철저하게 계산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정 감독은 “페이크 다큐를 따라가면 차별점이 없을 거 같았다. 촬영 감독과 콘티 작업을 하다가 전 장면을 배우들이 찍어야할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제작사에서도 몇 장면만 찍겠지라는 생각을 했지만 저는 다른 계획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감독은 ‘곤지암’을 통해 특별한 장치를 고안했다. ‘페이스캠’과 ‘시점샷을 보여주는 캠’을 달아 인물별로 신체에서 카메라 2대가 구동된다. 또 한 명씩 스탠딩 카메라까지 들고 총 3대를 몸에 지녀 연기를 시도했다.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마치 자신도 체험하는 듯한 감정을 느끼게 될 터. 주인공 6명이 3대씩 18대에, 또 전체를 촬영하는 1대를 더해 19대가 촬영에 투입됐다.
정 감독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현실에서 채집된 사운드를 쓰면서도 공간이 내는 소음을 설계해서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라며 “음악도 방송에서 트는 설정이 아니면, 영화 안에 인위적으로 무섭게 하기 위해 삽입한 사운드가 없다“고 말했다.
하준 역의 위하준은 “생각보다 겁이 많아 공포영화를 즐겨보진 않았었다. ‘곤지암’에 캐스팅된 후 감독님의 ‘기담’을 찾아봤다”며 “무섭긴 한데 너무 슬펐다. 원래 겁이 많았지만 지금은 공포 장르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찾아보고 있다. 촬영하면서 성장한 거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purplish@osen.co.kr
[사진] 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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