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민기 측이 거듭된 성추행 폭로로 인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2차 입장을 발표했다. 하루 전까지만해도 성추행 진위 여부에 대해 "루머", "사실무근"으로 대응하던 소속사 측 입장이 전혀 달라진 것. 소속사까지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하는만큼, 이 파문의 진실에 더욱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민기 성추행 의혹은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돼 파문을 일으켰다. 2010년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교수로 임용된 이후 여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것. 청주대학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조민기와 관련해 문제가 불거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민기에게 '품위 손상'으로 중징계를 내렸다고.
하지만 조민기 측은 성추행으로 교수직에서 박탈이 된 것이 아니라 먼저 사표를 냈다고 반박하며 "기사화된 내용 및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고 있는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라고 밝혔다. 조민기 역시 직접 JTBC '뉴스룸'에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걸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을 한 애들이 있더라. 노래방이 끝난 다음에 '얘들아 수고했다' 안아줬다. 나는 격려였다"고 전하며 성추행 논란에 억울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상황은 하루만에 달라졌다. 조민기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공식 입장 발표 이후 연극배우 송하늘이 실명까지 공개하며 조민기의 성추행을 폭로하고, 또 다른 학생도 공개 게시판에 폭로글을 남기자 21일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배우 조민기에 대한 성추행 관련 증언들에 대해 소속사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라는 달라진 입장을 밝혔다.
이어 "소속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확인을 넘어 더욱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 배우 조민기는 앞으로 진행될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며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는 하차한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이 입장이 조민기의 성추행 논란을 인정하는 건 절대 아니다. 다만 "명백한 루머"라며 강력한 대응을 시사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입장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만큼 조민기를 향해 쏟아지는 폭로들의 수위가 심상치 않다는 의미가 된다.
아직 충북지방경찰청은 조민기의 성추행과 관련해서 사실 파악을 하고 있을 뿐 정식 수사가 시작된 건 아니라고 밝혔다. 피해자의 고소장도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조민기와 피해자가 너무나 다른 주장을 하고 있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는 문제이니만큼 조만간 정확한 경찰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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