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가 중심을 잡아준다면 마운드도 쉽게 밀리지 않습니다".
넥센은 올 시즌에 앞서 '국민 거포' 박병호를 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간 아픔을 겪은 박병호가 넥센과 연봉 15억 원에 계약한 것. 박병호 한 명의 합류는 넥센 타선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기존 서건창, 이정후, 김하성, 마이클 초이스, 김민성 등이 버틴 타선에 박병호가 가세하며 빈 틈이 없어졌다.
박병호가 떠나기 전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넥센은 2010년대 초반, 박병호를 중심으로 강정호, 서건창, 김민성 등 타선의 힘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이들에게 '넥벤저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강정호가 떠나자 김하성이 나타났으니, 그 힘은 무서울 수밖에 없었다. 올해 박병호가 다시 돌아오며 '넥벤저스'의 재결성이 완성됐다.
그렇다면 올해 넥센도 몇 년 전 그때처럼 타선의 힘에 의존할까. 현재 분위기만 봐서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 마운드가 눈에 띄게 탄탄해졌기 때문이다.
넥센은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5.03으로 7위에 그쳤다. 리그 평균(4.97)보다 조금 안 좋았다. 선발(4.78, 6위)과 불펜(5.49, 6위) 모두 재미를 못 봤다.
올해는 다를 가능성이 높다. 우선 외국인 원투펀치 에스밀 로저스와 제이크 브리검이 든든하다. 장정석 감독은 "결국 내가 부족했고 핑계일 뿐이지만, 지난해 션 오설리반이 개막 초부터 무너지며 마운드 구상 전체가 꼬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장 감독은 "올해는 로저스가 확실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 로저스가 버틴다면 그보다 든든할 수 없다. 쉽게 밀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로저스는 한화 시절 팔꿈치 부상이 찾아오자 여러 모로 트러블메이커로 변모했다. 장정석 감독은 '100% 로저스'를 쓰기 위해 어느 정도 관리를 약속했다. 거기에 지난해 대체 외인 브리검이 시즌 초부터 함께 한다. 원투펀치에서만큼은 밀리지 않는다.
3선발부터는 무한 경쟁이다. 장정석 감독은 무한 경쟁을 선언했다. 후보군도 쟁쟁하다. 부상에서 돌아온 한현희와 최원태부터 '좌완 트레이드 듀오' 김성민과 이승호, '신인왕' 신재영까지 경합 중이다. 선발 후보로도 꼽히던 '군 전역 트리오' 문성현과 김동준, 김선기는 우선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할 전망이다. 하영민 역시 불펜에서 힘을 보탠다.
이들과 더불어 기존 불펜 자원 오주원과 김상수도 건재하다. 여기에 '100% 몸 상태'를 자신한 조상우가 뒷문을 틀어막는다는 방침이다. 장정석 감독으로서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장 감독은 "지난해 쓴잔을 들이킨 만큼 올해는 확실히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2년차 장정석 감독의 야구는 어떤 모습일까. '넥벤저스'가 재결합한 타선에 마운드의 양과 질까지 풍성해졌다. /ing@osen.co.kr
[사진] 서프라이즈(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