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와 연예계가 연이은 성범죄 폭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간 대중들에게 다양한 작품으로 명성이 높았던 연출가와 배우들이 줄줄이 성추행 파문에 휩싸여 충격을 안겨주고 있는 것. 유명연출가 이윤택을 비롯해 연출가 오태석, 배우 조민기까지로 이어진 논란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배우 이명행이 과거 공연 스태프들을 성추행한 사실이 피해자의 폭로로 알려졌다. 이에 그는 출연 중이던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하차했다. 이와 함께 시작된 성추행 폭로는 이윤택, 하용부, 오태석 등의 연출가와 변희석 음악감독, 배우 조민기로까지 확산됐다.
이윤택은 배우 김수희, 이승비, 김지현 등 4명의 여배우들이 성범죄 피해를 입었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윤택은 18년 넘게 상습적으로 자신의 극단 여배우들에게 안마 시중을 시키고 성추행했다고 알려졌다. 그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사과를 했지만,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또 한번 피해자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이에 김지현은 20일 자신이 배우로 활동할 당시 성폭행으로 인해 임신했고 낙태까지 했다는 충격 사실을 밝혔다.
이윤택과 함께 밀양연극촌에서 촌장으로 활동하는 하용부도 성폭행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2018 평창문화올림픽' 공연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에는 연극계 대부라 불리는 오태석도 피해자들의 폭로로 인해 성추행 파문에 이름을 올렸다. 피해자는 오태석이 공연 뒷풀이에서 허벅지와 사타구니 부근을 주무르고 쓰다듬는 행위를 번갈아 했다고 주장했다.
유명 음악 감독 변희석은 성추행 폭로글이 이어지자 자신의 SNS에 사과글을 남겼다. 배우 조민기도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교수로 재임하던 중 학생들에게 성추행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청주대학교 측은 이에 대해 OSEN에 “11월 말 조민기 교수와 관련해 문제가 불거져 학생처에서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양성평등위, 징계위, 이사회를 거쳐 조민기에게 중징계를 내렸다”며 중징계의 사유가 ‘품위 손상’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하지만 조민기 측은 "기사화된 내용 및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고 있는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이며, 교수직 박탈 및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조민기는 20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 직접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걸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을 한 애들이 있더라. 노래방이 끝난 다음에 '얘들아 수고했다' 안아줬다. 나는 격려였다"고 성추행 논란에 억울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조민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는 그 이후로도 계속되고 있어 파문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알려진 이들 외 더 많은 유명 연출가, 배우들이 성범죄 논란에 얽혀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폭로는 끝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parkjy@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