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규가 일을 냈다. 깜짝 은메달을 따내며 기대주 딱지를 완전히 떼고 정상급 선수로 등극했다.
차민규는 19일 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오발경기장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서 올림픽 기록과 동률인 34초42를 찍으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민규는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는 순간 올림픽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잠시 후 호바르 로렌첸(노르웨이)이 34초41을 기록하며 올림픽 기록 보유시간은 잠시였지만 전 세계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내보였다.
차민규는 2017~2018시즌 월드컵 3차 대회(캐나다 캘거리)서 개인 최고 기록을 무려 0.5초 앞당겼다. 34초 314. 하지만 캐나다의 알렉스 보이베르-라크루아에 0.001초 밀리며 2위에 그쳐야 했다.
이번엔 0.01초차로 올림픽 기록과 금메달을 놓쳤다. 하지만 차민규는 2014 밴쿠버 대회 모태범(금메달) 이후 8년만에 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올렸다.
차민규는 경기 후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데 대해 "아쉽긴 하지만 목표가 순위권이었다. 목표를 달성해서 기분 좋다"면서 "너무 기뻐서 정신이 없다. 아직 실감이 안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잠깐이었지만 올림픽 타이기록을 세운 데 대해 "생각했던 기록보다 조금 더 빨랐다. 초반 100m 부분은 내 생각에는 좋았던 것 같다. 마지막 100m가 아쉽다면 아쉬웠다"면서 "쇼트트랙에서 전향해 곡선주로 경험이 장점"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또 "올림픽이란 실감이 안났다. 경기장 들어서서 관중 소리 때문에 실감났다"는 그는 "뒷 조가 남았을 때 '다른 선수들이 실수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솔직 발언으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제가 탔을 때는 메달권이라고 생각했다. 잘하면 금메달도 생각했다. 다음 조에서 0.01초로 깨졌다. 순위가 바뀌고 많이 아쉬웠지만 순위권 목표라 그것만으로도 감사했다"고 말했다.
모태범과의 비교에 대서는 "태범이형은 금메달 리스트다. 태범이형보다는 안된다"면서 "가족들이 많이 생각났다. 꿈은 안꾸고 깊게 잘잤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재활에 집중할 때도 있었다. 그는 "스케이트를 계속 타고 싶었다. 재활하면서 점점 좋아졌다. 그 때 당시엔 진로 생각도 많이 했다. 재활이 잘 돼서 스케이트를 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