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이라 나오(32, 일본)가 이상화(29, 스포츠토토)로부터 위로 받았던 과거를 떠올렸다.
고다이라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500m에서 이상화가 보유했던 기록(37초28)을 넘어선 올림픽 기록(36초94)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고다이라는 이상화가 은메달을 차지하며 레이스를 끝낸 후 울음을 터뜨리자 조용히 다가가 위로해줬다. 특히 고다이라는 이상화에게 "잘했어"라며 한국말로 말한 뒤 "여전히 당신을 존경한다"고 위로해줬다. 이상화도 고다이라에게 "나는 500m만 뛰었는데 당신은 1500m, 1000m까지 뛰었다.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 장면은 양국 기자들에게 라이벌을 넘어선 우정으로 화제가 됐다. 고다이라는 하루가 지난 19일 오전 일본 매체들과 기자회견에 나섰다. 고다이라는 이 자리에서 이상화와의 우정과 관련된 일화를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19일 일본 매체 '스포츠나비'에 따르면 고다이라는 "상화는 내가 월드컵 데뷔 때부터 굉장히 잘 대해줬다. 연하지만 스케이트에 대한 생각이 훌륭하다. 나도 본받아야 할 것들이다. 정말 그녀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이어 "정말 잘 되지 않아 경기장에서 혼자 울고 있었다. 그 때 그녀는 그 대회에서 우승을 했던 것 같다. 그녀는 내게 와서 함께 울어줬다"면서 "그래서 어제 나도 상화의 마음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에게서 힘을 받아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었던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그런 보답이랄까. 그녀와의 우정은 꽤 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다이라는 "울었던 시기는 잊어버렸다. 아마 소치 올림픽 이전 시즌의 하나였던 것 같다. 계속 좋지 않은 시즌이 이어졌고 스케이트가 무서워졌을 때였다. 그런 시기에 '이렇게 하면 좋다' 등의 조언을 해줘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또 고다이라는 "한국어는 정말 조금 할 줄 안다. '잘했어', '축하해요' 정도다. 이상화와는 잘했어만 한국말로 했고 나머지는 영어였다. 영어는 어렵다. 네덜란드어는 최근 네덜란드 방송국에서 인터뷰를 많이 받았지만 최소한의 대답 정도만 할 수 있었다. 슬슬 단어량에 한계가 오고 있어서 좀더 공부를 하고 싶다"면서 "어제는 중국 매체로부터 취재요청을 받았다. 자기소개 정도는 중국어로 할 수 있다. 일본어는 아직 좋지 않다(웃음)"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