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에 이어) “베트남에서 첫 번째 시사회를 했는데 ‘내가 뭔가 척하고 있구나’라는 게 보였다. 평상시에 이야기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하면 되는데 (캐릭터상)멋있는 척, 깊은 생각에 빠진 척을 했다(웃음). 자연스럽게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정말 좋은 연기자가 될 수 있는 첫 걸음인 거 같다.”
가수 산이가 19일 오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실 오늘 인터뷰를 앞두고 무서웠다. 긍정적인 것들 보다 부정적인 게 먼저 떠오르더라(웃음). 어떤 질문들을 하실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걱정했다. 근데 막상 얘기를 하다보니 긍정적으로 변한 거 같다. 물론 부끄럽고 창피한 건 변함이 없지만 (이 영화가)새로운 문을 열고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은 할 수만 있다면 언제든 또 하고 싶다”라고 이 같이 밝혔다.
산이는 영화 ‘라라’(Live Again, Love Again·감독 한상희)를 통해 스크린에 배우로서 데뷔했다. 2008년 가수로 데뷔한 이후 첫 작품인 것. 앞서 2015년 영화 ‘굿바이 그리고 헬로우’에 특별출연한 적은 있지만 주연배우로서 작품을 이끈 것은 버벌진트의 앨범 피처링을 맡으며 2008년 연예계에 입성한 이후 처음이다.
‘라라’는 작곡가 지필이 헤어진 전 여자 친구 윤희의 사망 소식을 듣고 그녀의 흔적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린 판타지 멜로. 로맨틱 영화답게 수채화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산이는 천재 작곡가 지필 역을 맡아 그의 전 여자친구 윤희를 연기한 가수 정채연과 연인으로 호흡했다.
산이는 정채연과 연인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물론 정채연 씨와 12살 나이차가 나긴 하지만 둘 다 가수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그런지 연인 연기를 하는 게 편했던 거 같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두 사람 모두 스크린 첫 도전작이었음에도 어색하지 않은 연인 연기를 보여줬다.
한국과 베트남을 배경으로 과거와 현재, 현실과 꿈속을 넘나들며 진행되는 러브 스토리는 남녀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한층 더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겪었을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연기에 처음 도전한 산이는 가수이기도 하지만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차진 입담과 진행력을 뽐내왔다. 마지막 장르인 '연기'에 도전장을 내밀며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자리 굳히기에 나선 것.
산이는 “‘쇼미더머니’는 (김)진표 형이 워낙 오랫동안 MC를 맡으셨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만약 제게 제안을 하신다면 MC도 좋을 거 같다(웃음). 저는 예전에 프로듀서로만 나갔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쇼미더머니’의 참가자로 나갈까하는 고민도 했었다”라며 “(10년 된 가수로서) 너무 안일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쇼미더머니'에 참가자로 나가는 꿈까지 꿨지만 생각에서만 그쳤다(웃음)”고 밝혔다./purplish@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