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이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고 원 소속 구단인 세인트루이스 잔류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타 구단 이적까지 향후 진로를 놓고 고심해왔다. 한국과 일본에 이어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마무리 투수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느긋하게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그토록 기다렸던 오승환의 행선지에 대한 소식이 들려왔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 켄 로젠탈은 "FA 오승환이 텍사스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로젠탈에 따르면 오승환은 메디컬 테스트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1+1년 계약이며 첫 해 연봉은 275만 달러(약 27억 원)다. 2년차는 클럽 옵션이 있으며 발효시 금액은 450만 달러다. 만일 2년차 옵션이 발효된다면 2년간 725만 달러(약 79억 원)를 받는 내용이다. 옵션까지 모두 달성해 2년 계약까지 이끌어낸다면 최대 925만 달러(약 101억 원) 계약이었다.
하지만 텍사스 구단의 오승환 영입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고 시간만 흘러 갔다. 그러자 오승환의 행보에 대한 불길한 예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는 노랫말처럼 18일 미국 언론들은 오승환이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텍사스행이 무산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오승환에게 관심을 보였던 메이저리그 타 구단 이적에도 빨간 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다면 오승환의 삼성 복귀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2년 연속 가을 무대에 초대받지 못한 삼성이 오승환 영입에 관심이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입 검토에 앞서 오승환의 현재 상태와 본인 의사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오승환은 KBO리그에서 임의탈퇴 신분이다. 삼성은 2013년 11월 오승환의 해외 진출을 허락하면서 임의탈퇴 처리했다. 국내에서 FA(자유선수계약) 자격을 얻지 않고 해외로 진출하는 오승환이 국내로 돌아올 때는 보유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다. 그렇기에 오승환이 KBO리그로 복귀하려면 삼성과 계약해야 한다.
해외 원정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오승환이 KBO리그에 복귀할 경우 정규 시즌 경기 수의 50%에 출장할 수 없다.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할 수 있는 수준의 부상이라면 출장 정지 기간 중 회복에 전념하면 된다. 오승환이 몸을 잘 만들어 후반기에 가세하더라도 전력에 큰 도움이 된다.
투수 출신 모 해설위원은 "오승환이 삼성에 복귀한다면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된다. 출장 정지 기간 중에 경산 볼파크에서 몸을 만들면서 준비해야 하는데 자기 관리가 철저한 오승환이 퓨처스 선수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오승환이 1군에 복귀하면 전력에 큰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병호(넥센), 김현수(LG), 황재균(kt) 등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이 KBO리그에 복귀했다. 오승환 또한 KBO리그 복귀 러시에 가세한다면 전력 향상과 관중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것으로 보인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