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적 부성애는 진정한 부성애가 아닙니다"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의 자극 전개에 시청자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버지 서태수(천호진)의 부성애를 빌미(?)로 삼은 재벌의 갑질이 도가 지나치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물론 드라마 속 이야기이긴 하지만 현실을 향한 시선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다.
17일 방송된 '황금빛 내 인생'에서는 자신이 암환자가 아닌 사실을 알게 돼 행복해하던 서태수가 또 다시 고난을 맞는 모습이 그려졌다. 해성그룹의 회장 노양호(김병기)로 인해 납치범이 될 위기에 처한 것.
해성그룹의 잃어버린 딸 최은석이 다시 돌아오고, 그 이면의 의혹을 추적한 기사가 연이어 터지자 노양호는 서태수를 불러 과감히 "모든 걸 뒤집어 쓰라"고 종용했다. 딸 노명희(나영희)의 불륜으로 인해 은석이 실종됐지만 이를 모두 서태수의 잘못으로 돌리려 한 것.
이에 서태수는 "아이의 다이아 머리핀이 욕심나 납치하고 죽어가는 여자를 외면한 파렴치한이 될 순 없다. 나도 아이들의 아버지다"라며 거절했지만 노양호는 "그럼 당신 자식들 짓밟겠다. 은석이 바꿔치기한 것까지 퍼트리겠다"며 협박을 이어갔다.
자식들의 얘기가 나오자 서태수는 다시금 수그러져서 "우리 아이들을 범죄자 자식 만들 순 없다"라며 "제 신분이 밝혀지지 않게 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하지만 이렇듯 죄를 뒤집어쓰겠다는 서태수에게 노양호는 "협상은 없다"라며 단칼에 거절, "공개적으로 언론에 인터뷰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자식들 때문에 서태수는 노양호에게 무릎을 꿇었다. 그래도 돌아오는 것은 노양호의 비상식적인 갑질 뿐이었다.
서태수는 과거 최은석인 서지수(서은수)의 목숨을 살린 인물이지만, '딸 바꿔치기'로 인해 평생 고통받고 있다. 그의 잘못은 분명히 있지만, 권력자에게 무턱대로 뺨을 맞는가 하면 범죄자로 누명을 쓰는 등 사회적 약자로서 치욕을 당하는 모습은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서태수의 절절한 부성애는 감동적이고 이해도 가지만 꼭 비굴해져야만 그 부성애가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당당한 아버지 상을 좀 보고싶다", "서태수의 비굴해지는 부성애를 더 이상 보고싶지 않다", "이야기를 이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작가가 부성애란 명목으로 아버지에게 온갖 치욕을 다준다" 등의 반응이 주를 이루는 것도 지나친 것이 아니다. /nyc@osen.co.kr
[사진] KBS2 화면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