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설 연휴 특수를 노리고 한국 극장가에 착륙한 마블 영화 ‘블랙 팬서’(감독 라이언 쿠글러)가 결국 1위 체제를 굳힌 모양새다. 지난 14일 개봉해 첫 날부터 박스오피스 1위에 안착하더니, 4일째 한국 영화들에게 자리를 빼앗기지 않고 승승장구 하고 있다.
18일 오전 영진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블랙 팬서’는 어제 하루에만 73만 9478명을 동원해 일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 당일(14일)부터 어제(17일)까지 각각 63만 480명, 56만 3857명, 56만 2498명, 73만 9478명을 모았기 때문에 오늘 역시 60만~70만 사이의 대규모 관객들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성사된다면, 5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한 셈이다.
‘블랙 팬서’는 예고편과 스틸 이미지 사진이 공개될 때마다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슈퍼 히어로를 좋아하는 영화 팬들이 설 연휴 개봉을 고대하며 더욱 각별한 관심을 가져왔던 것이다. 무엇보다 마블 최초 ‘흑인 슈퍼 히어로’에 대한 궁금증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채드윅 보스만, 마이클B. 조던, 루피타 뇽, 다나이 구리라 등 흑인 배우들을 주연 배우로 내세워 타 히어로 영화와 뚜렷하게 차별화된 지점을 만들었다. 마블표 영화가 편견, 차별 없이 변화의 폭이 넓고 깊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또 우리나라의 주요 도시인 부산에서 촬영했다는 점도 한국 팬들을 끌어모으는 데 큰 역할을 차지했다. 대부분 미국의 스튜디오에서 촬영되긴 했지만, 중요한 액션 장면 및 추격 장면들이 부산 자갈치 시장-광안대교-마린시티 일대에서 촬영돼 반가운 마음을 안겼다.
부산의 밤거리를 수놓은 화려한 조명, 한글 간판이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다. 쿠글러 감독은 한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샌프란시스코의 베이 지역과 부산이 닮아 사랑에 빠졌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이유로 광안대교가 촬영지로 선택된 게 아닐까 싶다.
‘블랙 팬서’는 북미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관객들과 평단에도 호평을 받고 있어 수익적인 면에서도 밝은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기존의 슈퍼 히어로들에게서 찾아 볼 수 없었던 개성과 막대한 재산, 넘치는 유머감각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이미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