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빈, 황대헌, 심석희, 서이라, 임효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서 빙판 위에 넘어진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이다. 한국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쇼트트랙이 중대 변수를 맞았다. 중국의 나쁜손이 아니다.
서이라와 임효준은 지난 17일 밤 강릉아이스아레나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서 넘어지는 불운을 겪었다.
서이라는 결승 지점 1바퀴 반을 남기고 산도르 류 샤오린(헝가리)과 엉켜 넘어졌다. 설상가상 뒤에 따라오던 임효준도 함께 넘어지는 대형사고가 일어났다.
한국은 결국 결승에 2명이나 오르고도 서이라의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1500m 금메달 리스트로 한국 선수로 대회 첫 2관왕을 노렸던 임효준은 4위에 그쳤다.
한국은 이번 대회서 수 차례 승부처서 넘어졌다. 악몽의 시작은 황대헌이었다. 올 시즌 월드컵서 임효준의 부상으로 남자 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각광 받은 황대헌은 우승이 유력했던 1500m 결승서 넘어지며 아쉬움을 삼켰다. 황대헌은 1000m에서도 결승선을 코앞에 두고 넘어졌다.
여자 대표팀의 심석희도 악몽을 경험했다. 앞서 500m 예선서 탈락하며 반전이 필요했던 심석희는 주종목인 1500m 예선에서도 자신의 스케이트 날에 미끄러져 충격 탈락했다.
계주에서도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여자 3000m 계주 예선서 막내 이유빈이 엉덩방아를 찧었다. 다행히 이유빈을 비롯해 심석희, 최민정, 김예진 등 모든 선수들이 역주한 끝에 결선에 오를 수 있었다.
당초 세계 최강인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최대 경계 대상은 중국의 나쁜손이었다. 실제로 이번 대회서 판커신, 한티안유 등이 최민정, 서이라와 레이스서 손을 사용하기도 했다.
나쁜손만큼이나 주의해야 할 것은 '미끄러짐'이다. 한국 쇼트트랙은 현재까지 4개의 금메달 중 2개를 거머쥐었다. 이제 남은 종목은 남자 500m, 남자 5000m 계주, 여자 1000m, 여자 3000m 계주 등 4개다.
한국이 넘어지는 변수를 넘고 세계 최강의 면모를 과시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dolyng@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