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을 통해 H.O.T 멤버들이 17년만에 뭉쳤다. 이들은 팬들이 궁금해하는 해체, 17년간 다시 뭉치지 못한 이유, 재결합 의지 등을 직접 밝히며 미안함을 드러냈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MBC '무한도전' 토토가3 특집에서는 17년만에 완전체 콘서트를 준비하는 H.O.T.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H.O.T 멤버들은 2001년 2월 콘서트를 끝으로 해체해 17년 동안 각자의 길을 걸었다. 몇 차례 재결합의 기회가 있었지만 끝내 한 무대에 오르지 못했던 다섯 명. '무한도전'은 2014년에 이들을 처음 만나 지속적으로 재결합 무대를 설득해온 과정을 공개했다.
멤버들은 각자 고민에 빠졌다. 장우혁은 "제안을 받았을 때에는 '해야지'했는데 이 순간이 오니 또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고 말을 잇지 못했고, 토니안은 "인생 마지막 목표를 꼽는다면 H.O.T로 다시 무대에 서는 거다. 어느 무대든, 어떤 상황이든 꼭 한 번은 함께 하고 싶었다"며 재결합 의지를 드러냈다.
'무한도전'과 재결합 무대를 이야기한 세월만도 벌써 4년이다. 유재석은 토토가3 개최 소식에 H.O.T가 주인공임을 직감하면서도 "그 분들 안 된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토니안 또한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왜 함께 안 해'라는 질문을 얼마나 많이 했겠냐"고 씁쓸해했다.
H.O.T 멤버들은 그동안 재결합을 하지 못한 이유도 솔직하게 밝혔다.이재원은 "우리가 5년을 활동했고, 헤체한 후 지난 세월이 16년이다. 함께 한 시간의 세 배 만큼을 각자 살아왔다. 그래서 생각들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강타는 "만나서 얘기를 하면 좋게 말하면 서로 의견을 존중하는 게 커서 의견이 달라도 싸우지 않았고,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게 있었다"고 말하며 오랫동안 떨어져있어 달라진 시선 차이 때문에 쉽게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해체도 이들의 의지가 아니었다고. 문희준은 마지막 콘서트에서 "우린 헤어지지 않는다"고 말한 것을 지키지 못해 죄책감을 느꼈다고 고백했고, 멤버들 또한 "그 때가 마지막인지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강타는 "우리가 많이 어렸다. 무언가를 이끌 만큼 크지 않았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우리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그 미안함은 우리 멤버들 공통적으로 17년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당시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미안함을 전했다.
속시원히 그동안 쌓였던 말들을 풀어놓은 H.O.T 멤버들은 다 함께 모여 콘서트를 위한 구슬땀을 흘렸다. 직접 팬들에게 전화를 걸어 콘서트 당첨 소식을 전하기도 하고, 머리를 맞대고 트랙리스트를 짜기도 했다. 이제 지난 날은 모두 털어버리고 본 공연 방송만을 앞둔 H.O.T. 이들의 무대에 팬들은 "일주일 어떻게 기다리냐"며 벌써부터 부푼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 yjh0304@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