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특집,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는 정규 편성이라고 볼 수 있다. 일회성으로 그치기 아쉬운 포맷이라면 정규 편성을 바라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커질 터. 이 점에서 tvN '자리있나요?'는 어떤 결과를 얻게 될까.
16일 오후 9시 50분 전파를 탄 '자리있나요?'는 김준현x딘딘, 김성주x차오루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시민들을 만나 그들의 목적지까지 동행한다는 포맷이다. 스타들이 평범한 이들의 일상을 공유하며 따뜻한 웃음을 선사하겠다는 의도.
첫 방송 전 김세훈PD는 "여행 중 우연히 스타들과 만날 수 있다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드리고 싶다. 시민들의 여행길을 그대로 동행하면서 미쳐 보지 못했던 자연의 아름다움, 사람 냄새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풀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작진의 기획의도는 1회에 잘 묻어났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뜻밖의 연예인들을 만난 시민들은 크게 반가워했고, 자신의 차에 남은 자리를 내어주거나 아쉽지만 거절하며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았다.
덕분에 김성주x차오루 팀은 강원도 정선 부모님 댁에 가는 11년 차 부부와 동행했고, 김준현x딘딘은 강릉에 가는 커플의 차에 올라탔다. 두 팀 모두 평범한 이들의 하루에 뛰어들어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다만 1회 방송 이후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눠졌다. 설 명절에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따뜻한 예능이었다는 호평이 있는 반면 JTBC '한끼줍쇼', KBS 2TV '하룻밤만 재워줘'와 비슷한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는 쓴소리도 들렸다.
무엇보다 '자리있나요?'가 '윤식당2'의 편성 시간에 자리해 괜한 불똥을 맞고 있다. '윤식당2' 결방에 대한 아쉬움이 '자리있나요?' 혹평으로 바뀐 셈. '윤식당2' 7회를 기다렸던 시청자들로서는 '자리있나요?'가 원망스러울 터다.
시청률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자리있나요?' 1회는 평균 시청률 2.0%(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가구 기준)을 찍었는데 파일럿 예능 성적표라고 감안하면 선방한 수치다. 다만 '윤식당2'가 앞서 15% 시청률을 넘었던 까닭에 아쉬움이 더욱 커진 것.
'자리있나요?'로서는 기회가 한 번 더 남았다. 18일 오후 6시 20분에 나머지 2회가 방송되는데 이때 반등의 기회를 노릴 수밖에 없다. 이 때엔 '윤식당2' 결방에 따른 후폭풍 없이 오롯이 프로그램 내용으로만 평가 받게 된다.
파일럿 예능 '자리있나요?'가 지난해 추석 특집으로 방송됐다가 정규 편성에 이어 시즌2까지 이어진 '김무명을 찾아라'처럼 될 수 있을지. '자리있나요?'를 위한 tvN 정규 편성 자리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comet568@osen.co.kr
[사진]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