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신작 '풀잎들'이 제 68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가운데 해외 매체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대표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랍고 유려한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버라이어티는 16일(현지시간) '풀잎들' 리뷰를 소개하며 "아트하우스 감독 홍상수는 약 1시간 짜리의 영화에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복잡성을 표현해냈다"라고 설명했다. '풀잎들'의 러닝타임은 66분이다.
이어 홍상수 감독의 영화 제작 형태를 능가할만한 제작자가 많지 않다고 전하며 "'풀잎들'은 순수하고 집중적인, 믿을 수 없을 만큼 유려한 작품"이라고 평했다. 커피 한 잔과 음료를 나누는 공공 장소인 카페에서 일어나는 양방향 또는 3자간의 대화 등 홍상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전반적인 구조를 다시금 엿볼 수 있다.
특히 극 중 아름이란 인물은 창문 근처에 홀로 앉아 주로 노트북을 켜 놓고 카페에 온 사람들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엿듣는다. 그가 듣고있는 대화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가 쓰고 있는 것인지 관객들은 궁금해 할 수 있다. 나아가 아름이란 인물이 2017년 선보인 홍상수의 전작 '그 후'의 아름인지의 여부도. '풀잎들'이 홍상수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시퀄인지 프리퀄인지 역시도 관객들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부분이다.
버라이어티는 이 아름이란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 김민희를 '홍상수의 뮤즈'라 표현했다. 홍상수의 실제 연인인 김민희는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그 후’, ‘클레어의 카메라’ 이후 ‘풀잎들’을 통해 홍상수 감독과 다섯 번째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열린 베를린 영화제에서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은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풀잎들'은 장 뤽 고다르 감독의 '이야기는 시작, 중간, 끝이 있어야하지만 반드시 그 순서가 아니어야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상기시킨다. 더불어 '당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과 합치려고 노력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는, 홍상수 세계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주제가 다시한 번 등장한다"라고도 전했다.
한편 '풀잎들'은 카페에서 만난 사람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공감대를 형성해 사랑과 죽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고 삶을 고찰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이다. /nyc@osen.co.kr
[사진] 영화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