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요? 저는 두려울 게 없습니다".
kt는 스프링캠프 출국 하루 전인 28일 사이드암 투수 고창성 영입 소식을 전했다. 한때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고창성은 어느덧 팬들 사이 잊힌 이름이었다. 2008년 두산에서 데뷔한 그는 2012년까지 5시즌 동안 두산 불펜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2010년에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고창성의 전성기에는 일시정지 버튼이 눌렸다. 고창성은 이후 부상과 재활을 거듭하며 1군 무대서 자취를 감췄다. 2013시즌을 앞두고 NC의 신생팀 특별지명을 받았으나 큰 활약은 없었다. KBO리그 6시즌 통산 242경기 등판해 246⅔이닝을 던지며 15승12패56홀드 평균자책점 3.69. 고창성이 남긴 기록이었다.
현역 연장의 꿈을 안고 2017년 겨울 호주 무대에서 잠시 뛰었던 그는 kt의 부름을 받고 급히 합류, 스프링캠프에서 담금질 중이다.
김진욱 감독은 고창성의 라이브 피칭과 몇 차례 불펜 피칭을 지켜본 뒤 "선발로 쓸까 고민 중이다"라고 밝혔다. 고창성은 2008년 데뷔 이후 273경기에 등판했지만 모두 불펜으로 나섰다. 단 한 번의 선발등판도 없었던 그가 만 34세에 선발 전환을 시도하는 걸까.
김 감독은 "팔 스윙 자체가 한창 좋을 때 그대로다. 두산 시절, 창성이가 좋았을 때는 속구와 체인지업 일변도였다. 체인지업으로 먹고 살았던 투수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투심성 공이 추가됐다. 그립에 변화를 주면서 볼 끝 움직임이 좋다. 호주에서 쌓은 경험에 팔 스윙이 더해지며 좋은 모습이 나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고창성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난 이미 실패를 해봤다. 방출의 아픔도 겪었고, 해외 무대에 노크도 했다. 더 이상의 변화나 실패는 두렵지 않다. 감독님이 선발 전환을 지시하시면 도전할 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선발 도전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신경쓰지 않는다. 결과가 좋다면 사라질 이야기다"라고 덧붙였다.
호주 시절 고창성은 두 차례 선발등판을 경험했다. 선발 2경기 포함 9경기 등판 23⅓이닝, 1승 2패 1세이브 19탈삼진, 평균자책점 6.17. 기록 자체는 썩 좋은 편이 아니다. 고창성은 "호주리그의 경우 수준이 높지 않다. 평범한 뜬공 두 개를 유도해도 수비들이 스치지도 못하면 안타로 기록되지 않나. 그렇게 뜬공 두 번이면 1실점이다"라며 "25이닝도 던지지 않았다. 몇 이닝을 더 던져 실점하지 않았다면 평균자책점은 확 낮아졌을 것이다.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고창성의 자신감은 '통증 없는 몸 상태'에서 나온다. "아프지 않고 던지는 게 오랜만이다. 확실히 던지고 나서 통증이 없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kt 선발진은 더스틴 니퍼트-라이언 피어밴드를 축으로 고영표까지 확실한 자원으로 분류된다. 뒤를 이어 주권, 류희운, 정성곤 등이 경쟁 중이었다. 그러나 정성곤이 왼 어깨 통증으로 조기 귀국하며 판도 변화가 생겼다. '통증 없는' 고창성이 kt 선발진에 합류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ing@osen.co.kr
[사진] 투산(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