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신작 ‘풀잎들’이 평단에 호평 받고 있다.
미국 외신들은 16일(현지시간) “홍상수 감독의 ‘풀잎들’은 카페에서 나누는 사람들의 대화를 통해 인간의 사랑, 죽음, 인간성을 잘 풀어낸 코미디 드라마”라고 평가했다. 홍 감독의 ‘풀잎들’은 올해 베를린 영화제 비경쟁 부문 포럼 섹션에 초청됐다.
이어 “홍상수 감독의 영화 속 캐릭터들은 사랑과 죽음에 대한 유머러스한 토론을 나눈다. 마치 한국판 우디 앨런 같다”며 “러닝타임 66분 동안 가벼운 터치만으로, 인간의 심리적 깊이와 이야기를 나눌 만한 테마를 찾아내며 분명한 주제의식을 전달한다”고 평가했다.
1969년 자신이 각본을 쓴 ‘돈을 갖고 튀어라’로 감독에 데뷔한 우디 앨런은 수십 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초기작은 슬랩스틱코미디와 엄청난 양의 대사가 쏟아지는 스타일이었으나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등을 휩쓴 ‘애니 홀’ 이후부터 현대인들의 비애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많은 작품에서 우리 삶의 모습을 다양한 변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홍상수 감독과 비교해볼 만하다.
배우 김민희가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그 후’, ‘클레어의 카메라’ 이후 ‘풀잎들’을 통해 홍상수 감독과 다섯 번째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열린 베를린 영화제에서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은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민희는 ‘그 후’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다시 한 번 작가 아름 역을 맡았다. 아름은 주인과 웨이터가 없는 한적한 카페에서 주로 일을 하는데, 그곳에 커피를 마시러 온 사람들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엿들으며 그것을 토대로 글을 쓴다.
‘풀잎들’은 커피집에서 만난 사람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공감대를 형성해 사랑과 죽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고 삶을 고찰하는 과정이 담긴 드라마 장르의 영화이다.
한편 68회 베를린 영화제는 한국 시간으로 지난 15일부터 오는 2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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