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회적인 美의 아이콘.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시크하고 세련된 매력이 흐르는 김남주는 처음부터 시청자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걸크러시'란 말이 등장하지 않았을 때부터, 때로는 중성적인 분위기와 언제나 따라하고 싶게 만드는 패션, 본인만의 캐릭터 흡수력으로 특히 여성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던 바다. 현재 방송 중인 JTBC '미스티'는 대중이 사랑하는 김남주 모습의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그간 보지 못한 김남주의 모습까지도 발견할 수 있을 듯 하다.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들었던 김남주의 모습들을 살펴봤다.
- '도시남녀' 나민주
1994년 SBS 4기 공채 탤런트에 합격한 김남주는 그해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연기 데뷔를 했다. 그런 그가 본격적인 팬덤을 만든 작품은 1996년 방송된 SBS '도시남녀'였다. 당시 현실과 동떨어진 젊은이들의 드라마란 비판도 있었지만 세련된 영상과 음악, 동시대 젊은이들의 감성에 호소한 대사 등은 이 드라마를 명작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때로는 날이 서 있기도 한 털털한 매력의 라디오 구성작가 나민주 역을 맡은 김남주는 이 드라마의 상징과도 같았다. 김남주를 '차도녀' 이미지로 만든 대표 드라마. 그는 청춘들에게 판타지한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다.
- '그 여자네 집' 김영욱
2001년 방송된 MBC '그 여자네 집'은 김남주의 진가를 확인케 했다. 성장환경이 다른 두 커플이 여러 가지 갈등 때문에 이혼과 결별을 겪지만 결국 결합하는 과정을 그린 이 드라마에서 김영욱 역을 맡은 김남주는 본인의 도회적인 이미지를 발전시키면서도 가정과 사회에서 기혼 여성으로서 겪는 여러 상황과 감정을 깊이있게 표현해 내며 연기자로서 한층 성숙한 면모를 선보였다. 당당한 커리어우먼의 느낌과 패션 리더로서의 면모에 발전된 연기력까지. 김남주는 배우이자 패션 아이콘으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갖추게 됐다.
- '내조의 여왕' 천지애
화려한 인기를 뒤로 하고 2005년 배우 김승우와 결혼하며 엄마가 된 김남주는 무려 8년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했다. 그 작품은 김남주에게 또 하나의 '인생작'이 된 MBC '내조의 여왕'. 많은 면에서 달랐다. 김남주는 소박하고 소탈한 '아줌마' 천지애 역을 맡아 이전과는 180도 다른 캐릭터 변화를 예고했다. 여전히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김남주가 아이를 둘 낳고 남편을 내조하는 실제 모습이 작품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그럼에도 그의 헤어스타일은 전국적인 열풍을 일으켰고 패션 아이템은 완판이 됐다. 그리고 김남주는 그 해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거머쥐었다. 더욱 확고해진 여성팬들의 집결과 함께, 가장 완벽한 컴백을 알렸다.
- '넝쿨째 굴러온 당신' 차윤희
김남주는 '내조의 여왕'과 '역전의 여왕' 성공 이후 또 다시 박지은 작가와 손잡고 KBS2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선보이며 다시 한번 대박을 터트렸다. '능력 있는 고아'를 이상형으로 꼽아온 커리어우먼 차윤희오 분한 김남주는 결혼 후 상상하지 못했던 시댁의 등장으로 여러 상황을 겪는데,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하면고 유쾌한 스토리는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김남주는 친근한 아줌마이면서도 세련되고 사랑스러운 능력자 직장인으로 여성들의 환호를 얻었다. 확고한 이미지는 자칫 여러 캐릭터를 맡기에는 유연하지 않을 듯 보였지만, 이쯤되자 김남주만의 개성은 완벽한 장점이 됐다.
- '미스티' 고혜란
이어 6년만에 안방에 복귀한 김남주. '시청률의 여왕'이란 수식어는 거품이 아니었다. 차곡차곡 쌓은 작품들로 주부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게 된 김남주는 '미스티'로 다시금 드라마틱한 캐릭터를 입게 됐다. "그동안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미스티'라는 작품을 받아들고, 모든 걸 다 접고 이 작품에 40대 열정을 쏟아내야겠다는 결정을 했다"란 김남주의 얘기는 얼마나 이 캐릭터가 그의 마음을 빼앗았는지 느끼게 한다. 매회 패션쇼를 방불케하는 세련된 오피스룩을 입고 등장하는 고혜란을, 그리고 김남주를 여성시청자들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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