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피겨 왕자' 하뉴 유즈루(24)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서 클린 연기로 개인 최고점에 근접한 점수를 받으며 2연패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뉴는 16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서 기술점수(TES) 63.18점에 예술점수(PCS) 48.50점을 더해 111.68점을 획득했다.
하뉴는 자신의 최고 점수이자 세계 기록인 112.72점에는 조금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11월 부상 이후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르면서 2연패 전망을 밝혔다.
출전 선수 30명 중 25번째로 은반에 나선 하뉴는 쇼트프로그램 곡인 '쇼팽의 발라드 NO1' 선율에 몸을 맡겼다. 하뉴는 첫 과제인 쿼드러플 루프를 깔끔히 소화한 뒤 쿼드러플 토루프와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실수 없이 뛰었다.
하뉴는 모든 프로그램을 깔끔하게 마친 뒤 관람객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4년 전 소치동계올림픽서 남자 싱글 정상을 차지했던 하뉴는 17일 프리스케이팅서 2연패 위업에 도전한다.
차준환(휘문고)도 자신의 역대 최고점인 83.43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차준환은 기술점수(TES) 43.79점에 예술점수(PCS) 39.64점을 더해 개인 최고점을 경신했다.
차준환은 지난해 3월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서 기록한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82.34점)을 갈아치우며 프리스케이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30명의 선수 중 14번째로 은반에 선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 곡인 '집시 댄스'에 맞춰 실수 없이 깔끔하게 연기를 마쳤다. 차준환은 첫 번째 점프과제인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이 성공시켰다.
차준환은 이어 트리플 악셀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클린했다. 이어 트리플 러츠와 플라잉 카멜 스핀을 성공했다. 차준환은 스텝 시퀀스와 체인지 풋 싯 스핀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한국 남자 피겨 역사상 처음으로 톱10에 도전하는 차준환은 "엄청 마음에 들지는 않았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마무리해서 기분이 좋다"면서 "점수와 순위를 신경쓰지 않고 즐기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부상 악재를 딛고 비상했다. 차준환은 훈련 도중 입은 고관절, 발목 부상으로 오랜 시간 곤욕을 치렀다. 특히 고관절 부상으로 제대로 된 점프를 구사하기 어려웠다. 설상가상 부츠 문제까지 겹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감기몸살까지 앓았다. 차준환은 지난 5일 강릉에 도착해서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점프 훈련 대신 이미지트레이닝으로 대체하는 등 훈련에도 애를 먹었다. 차준환은 이 모든 악재를 넘고 역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하비에르 페르난데스(스페인)가 107.58점으로 2위를 차지한 가운데 우노 쇼마(일본)가 104.17점으로 뒤를 이었다.
하뉴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점프 천재' 네이선 첸(미국)은 첫 점프부터 넘어지며 82.27점(17위)에 그쳐 메달권에서 멀어졌다./dolyng@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