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기억 났어요. 다 잊어버리라는 엄마의 말. 그리고 엄마의 얼굴”
지난 15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마더’ 8회에서는 이보영(수진 역)과 친모 남기애(홍희 역)의 대면이 또 한 번 안방극장에 진한 여운을 선사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나며 엄마의 진실을 알게 된 이보영의 절제된 연기가 시청자들의 가슴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킨 것.
이보영은 낳아준 엄마 남기애와 길러준 엄마 이혜영(영신 역) 사이에서 느끼는 갈등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친엄마의 존재에 이성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미묘하게 쏠리는 마음을 연기에 켜켜이 녹여내며 시청자들의 이입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이보영이 다시 한 번 친엄마를 찾아 마주한 순간은 보는 이들의 집중력을 최고조로 상승 시켰다. 미워해서 버린 줄만 알았던 엄마가 자신에게 더 나은 삶을 주기 위해 살인을 택하고 어쩔 수 없이 보육원에 맡겼다는 진실을 알아버렸기 때문.
이에 그녀는 남기애의 고백을 통해 과거의 판도라 상자가 열리면서 애써 기억하지 않으려 했던 일들이 떠오른 충격과 공포를 눈빛, 숨소리만으로 표현, 숨 막히는 긴장감을 안겨줬다.
그리고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주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지라도 언젠가는 나를 데리러 돌아올 거야, 언젠가는 꼭”이라는 말에서 기억이 안 났던 게 아니라 생각하지 않으려 무던하게 노력했던 그녀의 속마음이 드러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이처럼 이보영은 건조하고 담담한 수진이 가짜 딸 허율(혜나 역)과 여정을 떠나면서 겪게 되는 서사와 변화를 매회 깊이 있는 연기로 승화 시키며 호평을 받고 있다. 더불어 그녀를 추적해오는 어둠의 그림자가 시시각각으로 가까워지고 있어 앞으로 그녀가 어떤 방식으로 극적인 전개를 주도할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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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마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