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좋은 출발이다. 삼성 라이온즈가 15일 오키나와 캠프 첫 연습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해 일본시리즈 준우승팀인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를 7-2로 격파했다.
쿠와하라 마사유키, 호세 로페스, 쓰쓰고 요시토모, 미야자키 토시로 등 요코하마의 주축 타자들이 대거 포진된 가운데 넉넉한 점수차로 이길 수 있었던 건 단순히 운이라고 치부할 수가 없다. 이날 경기를 지켜봤던 모 해설위원은 "비록 캠프 첫 경기지만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결코 약하게 봐서는 안된다"고 내다봤다.
올 시즌 선발 후보군에 포함된 김대우는 3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기대 이상의 투구였다. 그동안 마운드에 오르면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날은 달랐다. 마치 '칠 테면 쳐보라'는 식으로 과감하게 던졌다. 김대우는 4-1로 앞선 4회 이승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구단 관계자는 "최근 들어 김대우의 표정에 여유가 생겼고 자신감이 생긴 게 느껴진다. 마운드 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대우는 "캠프 내내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님, 정현욱 불펜 코치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준비했던 게 어느 정도 이뤄졌다.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며 "선발 후보로서 준비하니까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열심히 하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시즌 계투 요원으로 분류됐던 김대우는 팀 사정상 선발 투수로 나서기도 했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길 바라는 건 무리에 가까웠다. 김대우는 "선발 투수로 준비하다가 계투 요원으로 나서게 되더라도 별 문제가 없다. 반면 계투 요원으로 준비하다가 선발 투수로 나선다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김대우가 올 시즌 선발진에 안착하든 그렇지 않든 한 단계 더 나아진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듯. 이밖에 김시현(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이은형(1이닝 1볼넷 1탈삼진) 등 젊은 피의 활약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익수 구자욱과 중견수 박해민이 확정된 가운데 좌익수 한 자리를 놓고 생존 경쟁이 뜨겁다. 후보군에 포함된 배영섭과 김헌곤은 이날 경기에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삼성 외야진의 왼쪽 날개를 차지하겠다는 의지가 묻어났다.
3번 좌익수로 나선 배영섭은 0-1로 뒤진 4회 무사 1,2루서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려 주자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3-2로 앞선 6회 2사 주자없는 가운데 우전 안타로 출루해 빅이닝을 완성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존재감이 빛났다. 타구 처리 및 송구 능력 모두 향상됐다.
이에 뒤질세라 김헌곤 또한 2안타 3타점으로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다. 2-1로 앞선 4회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타점을 추가했고 7회 2사 2,3루서 중전 안타를 때려 주자 모두 쓸어 담았다. 비록 연습경기이긴 하지만 지난해와는 달리 희망을 선사한 삼성. 그렇기에 연습경기 첫 승에 의미를 부여해도 되지 않을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