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기본은 첩보라고 할 수 있다. e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스타크래프트가 유행이던 시절 시야 확보는 가장 기본이었다. 상대 병력의 동선을 확인하거나 빌드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초반 정찰은 무조건 것인 필수였고, 후반에서도 스캔 옵저버 오버로드나 병력을 통해 상대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또한 시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와드와 제어와드는 우리편의 눈이 되고, 와드를 제거하면 상대의 눈을 가리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시야 플레이에 대표적으로 강한 팀이 바로 KSV다. 지난 해 '2017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서 8강부터 미칠듯한 경기력을 뿜어내면서 우승까지 달려간 KSV는 코어 아이템보다 와드와 제어와드를 먼저 구매하면서 시야를 통해 경기를 리드하고 지배했다.
그러나 시야 플레이의 강자 KSV가 자신의 색깔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 2연패도 시야 플레이가 사라진 여파와 밀접할 정도다. 선수들의 전반적인 폼이 떨어진 영향도 있지만 기본 이라고 할 수 있던 와드 플레이가 원활해지지 않으면서 상대 편이 KSV의 진영을 안방 드나들듯 지나다니고 있다.
도둑이 빈 집을 마음대로 다니듯 KSV의 안방까지 뚫리는 건 시간 문제 일 수 밖에 없다. 이뿐만 아니라 KSV의 전반적인 경기력이 바닥을 치는 것도 당연할 정도다. 우선 KSV의 평균 KDA는 3.06으로 리그 평균 KDA 3.55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끌려다니다 보니 첫 킬을 가져가는 확률도 26.3%에 불과하다. 첫 타워 공략율은 52.6%지만 지난 해 롤드컵 챔피언이라는 걸 감안하면 기대 이하. 첫 바론을 가져가는 확률도 36.8%로 굉장히 낮다.
하지만 정말 바닥을 치는 건 다름 아닌 앞서 언급한 시야 플레이. 분당 와드 설치 수치는 10개 프로게임단 중 최하위다. 4.6개로 10위다. 분당 제어와드 설치 1.32(4위)개, 분당 와드 제거 2.36(2위)은 나쁘지 않지만 상대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하니 결국 전체적인 경기력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
한 가지로 규정 경기를 모두 소화한 서포터 가운데 분당 와드 설치 비율 1이 안되는 서포터는 '코어장전' 조용인과 MVP 서포터 '맥스' 정종빈 밖에 없다.
최우범 감독은 지난 11일 SK텔레콤전 0-2 패배 후 "우선 기량을 끌어올리는게 급선무 같다. 힘든 시즌이지만 포기하지 않겠다. 선수들과 머리를 모아 팀 기량을 다시 끌어올리겠다"고 팀 경기력이 전반적으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