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28)의 폭발적인 돌파가 엄청난 무기가 됐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15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5라운드서 KCC를 84-80으로 격침했다. 5연승을 달린 4위 현대모비스(29승 17패)는 3위 서울 SK(29승 16패)를 불과 반 경기 차로 추격했다.
주역은 이대성이었다. 전반전 무득점에 그쳤던 이대성이다. 하지만 그는 후반전에만 22점을 몰아치며 팀내 최다득점을 올렸다. 22점, 4리바운드, 3점슛 2개의 맹활약이다.
주목할 것은 이대성의 득점루트다. 이대성은 대부분의 득점을 돌파와 속공으로 해결했다. 찰스 로드가 앞에 있어도 주눅들지 않고 그대로 파고 들어가 몸을 부딪친 뒤 파울을 얻었다. 국내선수에게서 좀처럼 보기 힘든 과감한 플레이가 많았다.
한국에서는 제대로 돌파를 하는 선수를 찾기 어렵다. 돌파를 하더라도 스크리너의 도움을 받아 겨우 한 명을 제친 뒤 레이업슛을 올려놓는 것이 대부분이다. 자신의 개인기만으로 한 두 명을 제칠 만한 국내선수는 거의 없다. 공격수보다 수비수가 더 많은 불리한 상황에서는 돌파를 자제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질 정도로 매우 소극적이다.
이대성은 달랐다. 그는 리드미컬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진영의 빈틈을 탐색한다. 틈이 보이면 과감하게 파고든다. 외국선수가 골밑에 있든, 수비수 숫자가 더 많든 개의치 않는다. 이대성은 가드치고 국내서 체격이 가장 좋은 편이기 때문에 힘을 앞세운 돌파가 일품이다.
3쿼터 이대성은 무려 네 명이 지키고 있는 수비수 사이 틈을 파고 들었다. 김승현 해설위원은 “무모한 플레이였다”고 평했다. 이것이 한국에서 농구를 배운 선수의 일반적인 시선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뛰는 선수는 마인드가 다르다. 조금의 틈만 있다면 파고들어 골을 넣고, 추가파울까지 노리는 것이 미국선수들이다. 자신의 개인기와 몸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농구유학을 했던 이대성은 이런 자세가 돼 있다.
이날 이대성은 속공에서 터트린 덩크슛, 3점슛까지 2방 곁들이며 22점을 했다. 2점슛 8개 중 7개가 성공했다. 확률 높은 돌파를 잘 성공한 덕분이다. 이종현의 부상으로 골밑에서 많은 공간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이대성이 돌파를 시도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덕분에 현대모비스는 더 빠르고 득점력이 높은 팀으로 탈바꿈했다.
이대성의 돌파는 이미 국내최고수준이다. 그의 돌파는 농구팬들에게도 짜릿한 쾌감을 주고 있다. 이대성이 안정된 외곽슛을 장착하고, 턴오버만 줄일 수 있다면 국내서는 수비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울산=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