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하고 싶은 욕심이 많았다. 그리고 그때 피로가 온 것인지를 몰랐다.”
이젠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 된 투수 조무근(27)의 화려한 날은 데뷔 시즌이었던 2015년이었다. kt 위즈 소속이었던 조무근은 당시 43경기 등판해 71⅔이닝을 소화하며 8승5패 4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88의 기록을 만들었다. 모든 보직을 소화하면서 전천후 출격했고, 그 보직에 맞는 임무를 모두 마쳤다. 이러한 활약과 함께 시즌 종료 후 열린 WBSC 프리미어 12 국가대표 팀에 발탁되기도 했다.
그러나 데뷔 시즌 다소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에 더해 국가대표까지 경험했다. 그의 2015년 시즌은 매우 길었다. 당시의 피로도는 결국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부침의 시즌으로 연결됐다. 조무근은 데뷔 첫 시즌의 기세를 잇지 못하고 2년 간 54경기 53⅓이닝 2승 7홀드 평균자책점 8.27의 기록에 그쳤다.
부진이 계속되자 조무근의 입지도 신인 때와는 달라졌다. 결국 황재균의 FA 보상선수로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게 됐다. kt의 마무리캠프 당시 보상선수로 소식을 들었고, 데뷔 4년 만에 이적이라는 변화를 겪었다. 그는 지명 당시를 회상하면서 “2년 동안 내가 못했고 다른 선수가 그 자리를 꿰찼다. 지금 이 위치가 내 위치인가보다 생각했다”면서 “롯데라는 팀에 오면서 그래도 한 번은 많은 팬들 앞에서 야구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나만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단 조무근은 지난 2년의 부진을 딛고 롯데에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그는 “선배님들이 동생처럼 대해주시고 조언도 많이 해주시면서 장난도 많이 쳐주신다. 적응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몸 상태에 대해서는 “최근 2년 동안 몸이 제일 잘 움직여지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kt에서 마무리캠프를 치를 당시 다이어트를 감행한 효과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조무근은 “몸무게가 늘면서 제 몸을 컨트롤 못했던 것 같다. 당시 kt 트레이닝 파트에 쪽에 제가 먼저 얘기를 했었고, 그래서 시작했다”면서 “지금 몸 상태가 좋은 것도 당시 열심히 했던 것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쉬는 기간 유지를 했던 것이 좋은 몸 상태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5년 데뷔 시즌 이후의 부진에 대해 조무근 스스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가 꼽은 원인은 욕심과 피로였다. 조무근은 “발전 하려다가 제가 가지고 있던 것을 무너뜨렸던 것 같다. 욕심이 많았다. ”면서 “구종의 변화를 신경 쓰다가 팔 스윙까지 바뀌었다. 욕심을 내다보니 어느 순간 제 것이 무너져 있었다”고 했다.
이어 “2015년, 처음으로 그렇게 많은 이닝을 던졌다. 그러다보니 피로도 제가 느꼈던 것보다 많이 와있었고 그 당시에는 피로가 온 것인지 몰랐다. 나중에서야 ‘이게 피로구나’,‘몸이 힘든거구나’를 느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 때를 계기로 조무근은 비 시즌 몸 관리에 대해 많은 부분을 깨닫았다.
코칭스태프는 조무근의 지난 2년간의 부진에도 그를 편안하게 지켜보고 있다. 일단 스스로가 편안한 상태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 조무근은 “김원형 코치님께서 ‘하고 싶은 대로 던져봐라.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폼에 대해 얘기를 했을 것이다. 너에게 맞는 것은 네가 아는 것이니 마음대로 해봐라’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이런 말씀들로 인해 마음이 편해졌다”고 전했다.
보여준 것이 있기에 그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스스로 역시 자신이 갖고 있는 장기와 코칭스태프의 주문들을 갈고 닦아 투수진 생존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조무근은 “지금은 제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더 갈고 닦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새로운 구종을 추가하기보다는 내 것을 먼저 찾고 그 다음 구종 추가를 생각해볼 것이다”면서 “코치님들께서 스트라이크 많이 던지는 투수가 되어야 한다고 주문을 많이 하셨다. 그렇기에 저도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질 수 있도록 해서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