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상파에는 설 특집 방송이 적은 편이다. KBS의 경우 설 파일럿 예능을 한 편도 선보이지 않는다. 방송사가 장기간 총파업을 벌이기도 했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시즌과 맞물리면서 황금 시간대에 경기 중계가 편성돼있다.
또한, 과거에는 명절 프로그램이 일회성으로 끝났으나, 최근 들어 방송사별로 새 예능을 론칭하기 전,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중요한 기간이다. 좀 더 탄탄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제작돼, 반응이 좋으면 정규 편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설이나 추석 등 명절이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방송들이 있다. 씨름 대회와 외국인 장기자랑을 비롯해 '아육대' 등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명절 방송들을 알아봤다.
◆ 연예인 씨름·노래·춤 대결
개그맨, 가수, 연기자 등 다양한 분야의 연예인들이 출연해 편을 나누고, 씨름, 노래, 춤 대결을 펼치는 장면은 시청자에게 익숙한 그림이다.
그중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스포츠 씨름 대회는 명절 때마다 자주 돌아왔다. 씨름을 포함해 연예인 팔씨름, 복싱 대회 등도 개최됐다. 이러한 방송에서는 최후의 승자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연예인들의 숨겨진 승부욕이 대방출 된다.
이어 노래와 춤 대결 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다. 온 가족이 모이는 즐거운 명절 분위기에 맞게 춤과 노래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편이다.
◆ 외국인 장기자랑
과거에는 외국인을 명절 특집 장기자랑 방송에서나 볼 수 있었다. 한복을 입고 출연해 한국의 인기 가요를 부르고, 자신의 특기를 뽐내면서 웃음을 선사했다. 이들의 놀라운 한국말 솜씨와 토크도 보는 재미를 더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국내 방송에 활발히 진출하면서, 프로그램 콘셉트도 변화를 맞았다. 단순한 장기자랑에서 벗어나 JTBC '비정상회담', 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등의 포맷이 인기를 끌면서 외국인 예능의 추세도 달라지고 있다.
◆ 특선영화
극장에서 상영이 끝난 영화를 TV에서 가장 빨리 접하는 방법은 명절 특선영화다. 성룡 영화와 '나 홀로 집에' 시리즈는 어느덧 고전이 됐고, 방송사에서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영화와 인기 있었던 대중적인 작품을 선택하는 편이다.
이번 설 특선영화로 KBS는 '특별시민' '럭키', SBS는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보안관', JTBC는 '더킹' '싱글라이더', tvN은 '임금님의 사건수첩' '공조', OCN은 '아이언맨3' '캡틴아메리카: 윈터 솔저' '어벤져스2: 에이지 오브 울트론' '베테랑' '마스터' '데드풀' '검사외전'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등을 편성했다.
특선영화의 달라진 점이라면, 예전에는 외화를 성우가 더빙해서 내보낼 때가 많았는데, 이제는 더빙이 아닌 자막이 나오는 극장용 버전을 그대로 선보이고 있다.
◆ 아이돌 예능
SBS '사장님이 보고 있다', KBS2 '본분 금메달', MBC '아이돌 요리왕'을 포함해 아이돌 예능의 끝판왕 '아육대'까지 요즘 예능은 아이돌 없이 진행하기 힘들 정도다.
연예인들의 스포츠 대결 특집이 줄어든 이유는 '아육대'의 영향이기도 하다. 육상, 양궁, 풋볼, 수영, 볼링, 리듬체조 등 폭넓은 종목을 다뤄서, 이를 넘어설 만 한 스포츠 아이템이 마땅히 없다.
무엇보다 국내 인기 아이돌이 총출동해 스포츠 종목으로 대결을 벌이는 '아육대'는 6년째 명절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올해도 어김없이 '2018 아육대'가 방송된다.
춤과 노래는 기본이며, 연기력도 뛰어난 아이돌은 예능 프로그램의 필수가 됐고, 이들의 활약은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hsjssu@osen.co.kr
[사진] MBC, JTBC 제공, '더킹' '럭키' 포스터, KBS '출발드림팀' 설특집 씨름대회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