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는 극장가의 최대 대목 중 하나다. 평소에 그다지 영화를 보지 않는 관객층도 불러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영화계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금맥이나 마찬가지. 한 해의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하는 설 연휴 극장가. 올해라고 예외는 아니다. 마블 히어로 영화로는 최초로 명절 개봉을 선택한 ‘블랙 팬서’(라이언 쿠글러 감독)부터 강동원의 원맨쇼 ‘골든슬럼버’(노동석 감독), 설 연휴 믿고 보는 흥행 시리즈가 된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김석윤 감독), 故 김주혁의 유작 ‘흥부’(조근현 감독)까지, 기대작들이 줄줄이 관객을 만났다.
첫 승부는 ‘블랙 팬서’의 압승. ‘블랙 팬서’는 개봉 첫 날인 지난 14일 63만 명의 관객을 동원,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기대작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맞대결의 첫 승기를 ‘블랙 팬서’가 잡았지만, 설 연휴 극장가의 승자를 일찌감치 결정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과연 설 연휴 흥행 판도는 어떻게 흘러갈지, 지난 설 연휴 박스오피스 기록을 통해 짚어봤다.
#관객의 선택은 스케일 큰 액션or코미디…2018년에도 같을까
가족 단위 관객이 급증하는 설 연휴 극장가, 관객들은 과연 어떤 영화를 선호할까. 지난 박스오피스 기록을 살펴보면 압도적인 스케일의 액션이나 유쾌한 웃음이 빛나는 코미디 장르를 선호함을 알 수 있다.
지난해만 해도 ‘공조’(김성훈 감독)와 ‘더 킹’(한재림 감독)이 설 극장가를 압도했다. 설 흥행에 성공하며 2017년 상반기 최고 흥행작에 등극한 ‘공조’는 남북 형사의 공조를 그린 액션 영화였고, ‘더 킹’은 권력을 둘러싼 남자들의 야망과 음모를 그린 범죄 액션 영화였다. 각각 781만 명, 53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두 편 모두가 통쾌한 액션이 돋보인 영화였던 것. 2016년에도 마찬가지. 2016년 설 연휴 극장가의 승자는 살인 누명을 쓴 다혈질 검사와 허세가득 꽃미남 사기꾼의 반격을 그린 범죄 액션 ‘검사외전’(이일형 감독)이었다.
설 연휴면 어김없이 흥행하는 코미디 영화의 선전도 눈길을 끈다. 2015년에는 사극 코미디 영화인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김석윤 감독)이 흥행 정상에 올랐고, 2014년에도 나문희-심은경의 콤비 플레이가 빛난 ‘수상한 그녀’(황동혁 감독)가 흥행에 성공했다. 2013년에는 ‘7번방의 선물’(이환경 감독)이 극장가를 싹쓸이하며 천만 돌파에 성공했다.
과연 올해 설 연휴 극장가 판도는 어떻게 될까. 개봉한 영화 모두 흥행 요소를 고루 가지고 있다. 가장 유력한 승자는 ‘블랙 팬서’와 ‘골든슬럼버’, 그리고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이다.
‘블랙 팬서’와 ‘골든슬럼버’는 통쾌한 액션이 빛나고,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은 유쾌한 코미디로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흥부’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만큼 코믹 요소가 강하진 않지만, 군데군데 풍자와 해학으로 웃음을 준다. 과연 길게 이어질 설 연휴 극장가에서 웃는 영화는 누가 될지, 결과는 관객의 선택에 달려 있다./mari@osen.co.kr
[사진] 공식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