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로 20년, 그리고 이제 배우인생 제 2막을 시작하는 김규리가 '힐링다큐 나무야 나무야 Ⅲ' 세 번째 숲을 찾아가는 여정에 함께 했다. 그가 찾아간 곳은 제주 특유의 용암지대 위에 펼쳐진 한경면 곶자왈 숲. 도토리를 여는 참나무 중에서도 따뜻한 남부지방과 제주도에서 자라는 종가시나무가 이 숲의 60%를 차지한다.
나무들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어우러져 살아가도록 놓아둔 숲지기의 철학 때문에 더 아름다운 이 숲은 겨울에도 따뜻한 공기가 뿜어져 나오는 숨골들이 숲 곳곳에 있어서 남방계 식물과 북방계 식물이 한 데 어우러져 자란다. 빌레나무, 숯돌나무고사리, 겨울 산딸기, 향이 천리를 가는 천리향, 적절히 쓰면 약이 되지만 과하면 독이 돼 옛날 사약의 재료로도 쓰였던 천남성 등 진기한 나무와 식물들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용암이 흘러 굳은 바위 동굴을 뚫고 종가시나무를 비롯한 수많은 나무뿌리들이 질긴 생명을 이어가는 신비로운 길을 따라가다 보면, 동굴 속에서 겨울 동면에 든 박쥐도 만날 수 있다. 먹을 것 없는 겨울, 한라산으로부터 내려와 종가시나무가 겨우내 내어주는 도토리를 먹고 사는 노루와 고라니들도 이 숲의 또 다른 주인이다.
뇌경색으로 쓰러져 인생의 고비를 맞은 후 가시덤불 속에 길 하나를 만들어 숲에 들어가 나무들이 건네는 위로를 받고 다시 일어났다는 숲지기 이형철 씨(59). 그가 이 숲을 만들며 처음 꾸었던 꿈은 하루 서른 명이 찾아오는 숲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일 년에 15만 명이 찾아오는 만인의 숲이 되었다. 그 숲에서 김규리는 종가시나무를 그림으로 그리며 친구가 되었고, 숲이 들려주는 소리들을 마이크에 담으며 자연의 위로와 행복을 선물 받고 돌아왔다.
김규리와 함께 하는 KBS1TV '힐링다큐 나무야 나무야 Ⅲ -3화. 소리를 품은 숲, 제주 한경 곶자왈숲' 편은 오늘(15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pps2014@osen.co.kr
[사진] '나무야 나무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