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상범'의 히든카드이자 신데렐라였던 것일까. 신인 가드 이우정(23)이 주전 포인트가드 두경민의 공백을 채워내며 4연패 탈출에 공헌했다.
원주 DB는 1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90-84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DB는 13연승 이후 내리 4연패에 빠졌던 부진을 탈출했다. 33승13패로 선두를 유지했다. 반면, 삼성은 21승25패가 됐고, 6위 KGC인삼공사를 추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여유있게 선두를 질주하던 DB에 위기가 찾아온 것은 올 시즌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두경민이 부상 회복 이후 심리적 불안에 따른 컨디션 난조가 시작 되면서 부터다. 결국 이상범 감독은 두경민의 정신력 개조를 위해 지난 KGC인삼공사전 이후 2경기 연속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멘탈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선수는 결국 팀의 경기력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디온테 버튼이 여전히 여전히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는 했지만 버튼의 힘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를 끝까지 책임지고 조율했던 선수는 중앙대를 졸업하고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지명 받은 가드 이우정이었다.
이날 이우정은 1쿼터 5분 6초를 남기고 맹상훈과 교대되어 코트를 밟았다. 스타팅 라인업에 들지는 못했지만 빠른 시간 내에 투입됐다. 지난 1월24일 kt전 이후 첫 정규리그 출장이었다.
그리고 이내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예고하듯, 종횡무진 코트를 누볐다. 이우정은 이날 빠른 움직임으로 상대의 공을 가로채고 속공으로 연결시켰고, 로드 벤슨 등 빅맨과의 2대2 호흡에서도 문제가 없음을 알렸다. 특히 이우정의 존재감이 뿜어져 나온 곳은 3점 라인 밖이었다.
이우정은 이날 전반에만 3개의 3점포를 꽂아 넣으며 전반 DB의 공격을 이끌었다. 버튼에 대한 의존도도 조금이나마 줄어들었고, 김태홍 등의 활약과 더불어 공격의 분산 효과까지 누렸다.
예상치 못한 일격을 받은 삼성은 허둥지둥 거릴 수밖에 없었다. 쉽게 정비를 하지 못한 채 이우정의 종횡무진 활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DB 역시 맹상훈, 박병우 등의 가드들보다 이우정이 코트를 더 많이 지켰다.
4쿼터 승부처에서도 이우정은 패기 있게 경기를 운영했다. 삼성이 8점 차까지 추격해 온 상황에서도 과감한 돌파로 자유투를 이끌어내며 DB의 4쿼터 첫 득점을 만들어냈다. 비록 상대의 트랩 수비에 당황하는 기색이 보였고, 막판 외곽포도 림을 외면했지만, 결국 버튼과 함께 코트를 끝까지 지키며 승리를 이끈 선수는 이우정이었다.
결국 이우정은 이날 올 시즌 최다인 27분 37초를 소화하며 14점(3점슛 2개) 3리바운드 3어시스트의 활약을 펼쳤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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