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드라마의 시청층은 비교적 높다. 어느 순간부터 소위 '막장'으로 불리는 자극적인 레퍼런스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 사실. MBC 주말드라마 '돈꽃' 김희원 PD가 주말극 시간대를 더 만족시키기 어렵다고 밝혔다.
게다가 드라마 제작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가.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연출, 작가, 배우, 스태프들 모두 고혈을 뽑아 만드는 작업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김희원 PD는 14일 오후 서울 상암MBC 1층 회의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다고 하면 100% 거짓말"이었다며 주말극 한계를 뚫고 명품 드라마라는 평가를 듣게 된 소감을 밝혔다.
김 PD는 "이 드라마 첫방을 보신 분들은 끝까지 보여야 하지 않나. 그렇게 안 될까봐 걱정됐다"며 초반 고민에 대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저는 주말드라마가 제가 입사해서 그 해 연말에 조연출이 '마지막 스캔들'이라고 최진실 선배 나오는 거 조연출을 했다. 또 '하얀 거탑'이 이 시간에 방송됐다"며 "'마마', '결혼계약' 등 좋은 콘텐츠가 많이 방송되는 시간이었다. 제 기억엔 양질의 콘텐츠를 즐기는 시간이었는데 방송을 자꾸 시청자 선입견을 심어주는 시간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타깃 시청대가 높은데 저는 그 시청층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드라마를 가장 많이 소비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훨씬 더 드라마에 통달해 계시고 많이 아신다. 그분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더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희원 PD는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해 "이렇게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혹사시킨 결과물을 즐겨야 하는 게 맞는 건가. 작품 하나 끝나고 생각하면 건강하게 오래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연출, 작가도 배우도 고혈을 뽑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정말 고민이다. 해피하게 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 드라마가 답은 나오지 않으니까. 시청자분들 눈은 정말 높으신데 어설프게 찍는 건 더 안 될 짓이고. 저를 비롯한 많은 스태프들이 고민한다. 빠른 시간 내에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건 말이 안 된다. 그 집약체인 드라마를 하면서 어떨 땐 정의를 이야기하는데 우리가 정의를 이야기해야 할 자격이 되는가 싶다"며 "자부심 없이 이 환경을 견딜 수 없다. 정당한 대가가 지불되어야 한다. 보수와 휴식인데 두 가지 다 미흡하다. 그래서 결국은 어디서부터인가 개선되어야 하는데"라며 생각을 밝혔다.
'돈꽃'은 지난 3일 방송된 24회에서 23.9%의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