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준비한다. '200이닝 후유증' 우려는 없다.
지난 1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KIA는 거의 대부분 선수들이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최고참 임창용과 재활을 하고 있는 윤석민도 13일 하프피칭으로 불펜피칭 준비에 들어갔다. 어깨가 살짝 좋지 않았던 임기영도 13일 캐치볼을 시작했다.
에이스 양현종 역시 지난 11일 첫 불펜피칭에 들어갔지만 아직 공을 던지지 않은 투수가 있으니 바로 3년차 외인 투수 헥터 노에시(31). 캠프 시작 후 러닝, 스트레칭, 웨이트 등 기본적인 체력훈련만 소화하고 있다. 아직 공을 만지지 않고 있는 단계다.
KIA 이대진 투수코치는 "헥터는 아직 공을 던지지 않았다. 2년 연속 200이닝 넘게 던졌기 때문에 무리시키지 않고 조절해가면서 하고 있다. 작년에도 그랬고, 천천히 끌어올리면 된다"며 "일본 캠프에선 막판 1경기 정도 경기에 나가지 않을까 싶다. 몸 상태는 문제없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KIA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온 헥터는 첫 해 1월부터 이미 불펜피칭을 시작했다. 그해 31경기에서 206⅔이닝을 던지며 15승5패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첫 200이닝 투구로 도미니카 윈터리그에 불참했고, KIA 캠프에서도 개인 스케줄에 맞춰 몸을 만든 뒤 2월말 불펜피칭을 시작했다.
지난해 캠프 첫 실전경기 투구는 3월2일 SK전.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몸을 만든 헥터는 2년차였던 지난해에도 30경기에서 201⅔이닝을 던졌다. 20승5패 평균자책점 3.48로 활약, KIA의 통합우승을 견인했다. 다만 전반기 3.16이었던 평균자책점이 후반기 3.92로 소폭 상승했다.
한국시리즈(KS)에서도 2경기 1승(1패)을 올렸지만 평균자책점 6.75로 불안감을 노출했다. 피로 누적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생겼다. 2년 연속 200이닝 이상 던진 만큼 부담이 없을 수 없다. 이에 헥터와 KIA 코칭스태프 모두 서두르지 않고 시즌 개막에 포커스를 맞춘다. 2년간 검증이 된 투수라 믿음이 있다.
헥터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주변의 걱정에 대해 "100이닝만 던지라는 말인가"라며 웃은 뒤 "작년 시즌을 마치고 충분하게 쉬었다. 이닝에 따른 문제는 없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2년 연속 200이닝 후유증을 극복할 준비가 되어있는 헥터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