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올 시즌 새로운 코칭스태프, 새로운 분위기로 캠프를 치르고 있다. '레전드' 한용덕 감독, 장종훈 수석·타격코치, 송진우 투수코치뿐만 아니라 전형도(47) 작전주루코치, 강인권(46) 배터리코치도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투타 모두 손봐야 할 곳이 많은 한화이지만 주루와 포수도 오랜 기간 약점으로 지적됐다. 세밀하지 못한 주루, 불안한 안방 문제를 파악하고 있던 한용덕 감독은 지난해까지 두산에서 같이 지낸 전형도·강인권 코치를 데리고 한화로 복귀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도약이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두 코치 모두 새로운 지도법으로 선수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선수들 스스로 판단력을 높이기 위한 '생각하는 야구'를 강조하며 타성에 젖은 플레이에 따끔한 일침도 놓고 있다.
전형도 코치는 시뮬레이션 훈련 때 다양한 상황을 정해 주자들의 움직임을 바꾸고 있다. 3루 베이스코치를 맡고 있는 전 코치는 주자들이 코치 사인만 기다리며 소극적으로 움직이자 주자들에게 사인을 내지 않았다. 습관적으로 코치를 바라보며 주루 속도를 늦출 땐 훈련을 중지시키며 선수들의 몸에 밴 습관을 바꾸려 했다.
전 코치는 "공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주루코치가 도와주겠지만 선행 주자가 아닌 후속 주자들은 스스로 상대 중계 플레이를 계산해서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해야 한다. 상대 실책 같은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수동적인 야구로 한 베이스 더 진루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소극적이고 활발하지 못했던 한화에 능동적인 주루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전 코치는 "우리가 강팀이 되려면 타성에 젖은 수동적인 플레이를 버려야 한다.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플레이가 자주 나와야 한다"며 한화 주루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포수들을 전담하고 있는 강인권 배터리코치도 '특급 포수 조련사'답게 선수들의 동작뿐만 아니라 생각까지 바꾸는 '자기 주도 학습론'에 힘 쓰고 있다. 포수들이 스스로 판단력에 한계가 왔다고 느끼며 습관적으로 벤치를 바라보는 상황이 오더라도 가급적이면 사인을 내지 않겠다고 포수들에게 주지시켰다.
투수의 몸 상태를 파악하고, 상대 타자의 습성을 스스로 공부해서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강인권 코치는 "포수는 항상 공부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지속해야 하는 자리다. 우리 팀 젊은 포수들이 투수·타자 특성을 면밀히 파악해서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힘을 길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 관계자는 "새로 온 코치들의 훈련법이 선수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선수들을 존중하는 자세로 지도하고 있어 캠프 분위기도 좋다"고 귀띔했다. 신임 코치들이 불어넣고 있는 새 바람이 한화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