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골든 슬럼버’(감독 노동석)에서 강동원이 연기한 캐릭터는 택배기사 김건우. 건우를 돕는 조력자 민씨(김의성 분), 건우의 동창 선영(한효주 분)·금철(김성균 분)·동규(김대명 분), 그리고 건우를 쫓는 국가 세력까지 이들의 추격전이 숨 가쁘게 그려진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건우의 모습을 통해 긴장감과 반전, 그 속에 도사리는 유머를 유발하는 강동원의 내공 있는 연기가 감탄을 자아낸다. 국가 조직에 의해 계획된 대통령 후보 암살이라는 극적인 사건을 토대로 하지만, 그 안에는 특별한 영웅이 아닌 택배기사와 고교 동창 등 우리 주변에 흔히 존재하는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캐릭터들을 넣은 것이다.
강동원은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혼자서 이야기 전체를 이끌어 간다는 게)부담스러웠다. 일단 촬영 회차가 굉장히 많았다. 가끔 나와서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어서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단조롭지 않게 느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고 작품을 해석한 과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가는 관객들의 몫이지만 나로선 이 작품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 거 같다”며 “작품 속 내 연기를 보면 ‘왜 저렇게 했지?’라는 생각이 드는, 거슬리는 지점이 있는데 이번엔 그런 게 별로 없었다. 내가 정말 건우 캐릭터를 많이 이해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평범하게 살아 온 건우는 자신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남을 먼저 생각하는 성실하고 정 많은 인물. 그의 착하고 고운 심성이 정치권력의 타깃으로 이용돼 대통령 후보 테러 용의자로 지목된 것이다. 현실에 순응하던 그가 정의를 위해 타협하지 않고 점차 변화해가는 모습을 만끽할 수 있다.
그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 건 아니다. 비슷한 캐릭터라도 (연기)디테일이 다르면 또 다른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관객들이 내게 멋진 모습만 보고 싶어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렇다고 기대를 배반해서도 안 되겠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모델 출신 배우 강동원의 빼어난 비주얼과 고급스러운 이미지 때문에 보통 사람들과 다르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특별하게 살아갈 것 같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대중에 선입견이 심어진 것이다.
이에 강동원은 “나는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자랐다. 부잣집 아들이라고 알려졌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어느 순간 방송마다 부잣집 아들로 나오더라. 아버지가 (처음부터)대기업 부사장이었다고 기사도 났더라. 저희 아버지는 중소기업에 다니시다가 그 회사가 합병되면서 그 자리에 오르신 거다. 사실 대기업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그리고 사람들이 나를 차가운 사람으로 알았던 것 같다. 나는 똑같은데 차가운 사람으로 생각하다 ‘뉴스룸’에 나온 걸 보고 그렇지 않았다는 반응이 나온다는 게 슬펐다.”(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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