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이자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인 최민정(성남시청)도 결국 오르지 못했다.
최민정은 13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전에서 실격 판정을 받아 노메달에 그쳤다.
최민정은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 3위)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 은메달을 확보하는 듯 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결과, 몸싸움 도중 반칙을 범한 것으로 판정돼 실격 처리 됐다.
결국 폰타나가 금메달을 목에 건 가운데 야라 반 케르코프(네덜란드, 9위), 엘리스 크리스티(영국, 6위)가 각각 은메달, 동메달을 차지했다.
앞서 준준결승을 2위로 통과한 최민정은 준결승에서 1위로 가뿐하게 결승전에 진출, 금메달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스타트에서 밀렸고 선두자리를 빼앗는데 실패했다.
대한민국은 쇼트트랙 세계 최강국이다. 이번 대회 전까지 쇼트트랙에서만 42개의 메달을 수집했다. 중국이 30개, 캐나다가 28개로 뒤를 잇고 있다.
순도면에서도 월등하다. 절반인 21개가 금메달이었다. 중국이 9개, 캐나다가 8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현격하다.
하지만 한국 쇼트트랙은 유독 여자 500m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처음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지만 한 번도 금메달을 가져오지 못했다.
1998년 나가노와 2014년 소치 대회에서 각각 전이경과 박승희가 동메달을 따냈을 뿐이다. 금메달은 물론 은메달도 따지 못했다. 2006년 토리노 대회 3관왕 진선유조차 500m가 아닌 1000m, 1500m, 3000m 계주에서 거둔 성과였다.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 지난 10일 치른 여자 500m 예선에서 심석희(한국체대)와 김아랑(고양시청)이 나란히 탈락했다. 최민정만이 결승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최민정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최민정은 이번 대회서 사상 첫 전 관왕을 노렸다. 2017-18 월드컵 1차에서 4관왕을 차지한 것을 포함 4차 대회까지 8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더구나 4개 부문에서 모두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어 기대를 모았다. 그 첫 단추가 500m였다. 하지만 500m의 정상은 이번에도 한국 선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실 은메달만 해도 역대 최고 기록이긴 했다.
한편 그동안 여자 500m는 중국이 막강 전력을 자랑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부터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대회까지 4연속 금메달을 가져갔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판커신 등 '나쁜손'으로 인한 실격 판정으로 아예 결승조차 오르지 못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